700조원 규모의 중국 인테리어 시장을 잡기 위해 '상하이 국제 주방 욕실 박람회'로 모여든 중국 내수업체와 한국 업체 등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의 전투는 치열했다.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홈인테리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들은 최첨단 기술과 다양한 디자인으로 무장한 제품들을 앞다퉈 내놓았다.
3일부터 나흘 간 상하이 신국제전시장에서 진행되는 '상하이 국제 주방 욕실 박람회(상하이 키친&바스페어)'에는 LG하우시스, IS동서 등 국내 5개 업체를 포함해 미국의 욕실 제품 제조업체 코흘러(KOHLER), 일본의 토토(TOTO) 등 글로벌 4500여개 인테리어 관련 업체가 참여했다.
4일 오전(현지시간) 이곳은 13만2000여명의 해외 바이어와 중국 소비자들이 총 면적 25만㎥의 17개 홀을 가득 채워 발디딜 틈이 없었다.
상하이 국제 주방 욕실 박람회는 세계에서 가장 큰 주방, 욕실 전문 박람회로 해외 건축자재 수입업체, 건설 시공사 관계자들과 중국 일반 소비자들이 중국의 새로운 인테리어 트렌드를 살펴보고 현장에서 계약도 바로 진행된다. 지난해 박람회에서 맺은 계약 규모는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총 111억6400만위안(약 1조9000억원)이나 된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중국 실내 인테리어 트렌드가 중국 전통 스타일이나 기능성 중심에서 현대적인 디자인과 다양한 개성, 최첨단 기능으로 옮겨가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욕실과 주방 가구 스타일은 한국에서도 유행하고 있는 간결하면서 현대적인 느낌이 대부분이었고 자동으로 선반이 내려올 수 있도록 설계한 부엌 등 개성있는 제품들도 살펴볼 수 있었다.
중국 욕실 업체 중 3위 기업인 띠왕지에쥐의 추에 짜이 웨이 시장부 부장은 "중국인들은 이전에 기능 중심으로 인테리어 제품들을 골랐지만 최근에는 외관과 장식 중심으로 소비 기준을 바꾸고 있다" 말했다.
중국 인테리어 시장이 엄청난 규모로 커지고 있는 이유는 도시화율이 높아지면서 건설 경기가 활기를 띄고 있는데다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실내 인테리어의 가치에 따라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욕실 인테리어 업계 1위 업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내세운 일본 회사 토토(TOTO)다. 중국 내 연매출은 5000억원 정도다. 토토를 비롯해 무인양품, 닛토리 등 일본 인테리어 업체들이 우수한 디자인과 품질을 바탕으로 최근 중국 시장에서 빠르게 매장을 늘리면서 활약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번 박람회에 참여한 국내 가구업체의 한 고위관계자는 "중국인들은 한국인들과 달리 인테리어를 직접 하는 경우가 많고 부동산 시장에서 같은 아파트일지라도 실내 인테리어에 따라 4억원 가량 차이가 날 정도"며 "이번 박람회에는 해외 바이어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참여해 직접 시공 계약을 맺고 가는 경우가 많다" 말했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IS동서와 LG하우시스가 눈길을 끌었다. 특히 IS동서는 6년째 박람회에 참가하고 있다. 지난 2014년에 광저우 법인을 세우고 브랜드 '이누스'를 내세워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IS동서의 자회사로 이누스 비데를 판매하고 있는 삼홍테크의 권지혜 대표는 "박람회에 꾸준히 나오면서 현재 대형 대리상들로부터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 비데 시장은 연간 50%가량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중국 시장 매출은 50억원, 내년에는 8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홈인테리어 시장은 가구인테리어(생활용품 포함) 부문 약 220조원으로, 건재까지 포함한 전체 시장 규모는 740조원으로 추정된다. 최근 20년간 매년 35% 이상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 중국 로컬기업 홍싱메이카롱과 글로벌 기업 이케아와 같은 브랜드 유통 매장이 진출하면서 유통 브랜드 중심으로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유통 브랜드 기업 중 2013년 기준으로 홍싱메이카이롱이 8조원, 이케아가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시장점유율이 10% 이상 점유하는 절대적인 기업이 없다는 점이 국내 업체들에게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