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ECB 총재 한 마디에 글로벌 채권시장 요동...초저금리 시대 막 내리나

입력 2015-06-04 16:46 수정 2015-06-0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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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신화/뉴시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한 마디에 글로벌 채권시장이 출렁였다. 장기간 지속돼온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가 상승세로의 전환점을 맞은 것 아니냐는 등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드라기 총재가 3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글로벌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경고하면서 활발했던 채권 수요가 갑자기 크게 위축됐다.

이날 드라기 총재는 총 1조1000억 유로 규모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완료할 것을 재차 약속한 후 “우리는 변동성이 높은 국면에 순응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에 있는 상황에서 자산 가격의 변동성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발언했다.

그의 발언을 계기로 전세계적으로 채권이 약세를 보였다. 특히 독일 국채에 매도세가 몰리며 10년 만기 독일 국채 수익률은 한때 0.89%로 작년 10월30일 이후 7개월 만의 최고치로 뛰었다(가격은 하락). 2일간 독일 국채 하락폭은 유로 도입 이후 최악이었다.

이날 그의 발언은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ECB 총재로서 중앙은행의 지원이 영구적이지 않음을 시사한 것이었다. 그러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시중 금리가 상승해도 ECB가 소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실망감이 강하게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 ECB가 금리 상승을 용인한 것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 여파로 유럽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채권 시장에서도 매도가 가속화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한때 2.39%로 지난해 11월 7일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매도가 심해지자 뉴욕에서는 예정된 회의를 중단하는 트레이더도 나왔다.

이날 미국 국채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MOVE 지수는 87.48로 상승하며 5월 2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4일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0.035 % 오른 0.500%로 상승했다. 이는 2014년 11월 18일 이후 약 6개월 반만의 최고치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리처드 바웰은 “실질 금리 상승이 정당화되지 않는 금융 긴축으로 이어질 때가 있다”며 “ECB는 그럴 때 행동할 필요가 있다. 수익률 하락을 겨냥한 발언에 효과가 없으면 ECB는 말 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채권을 추가 매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BN암로은행의 매크로 리서치 부문 책임자인 닉 코니스는 “이날 드라기 총재의 구두 개입은 보기 좋게 실패했다”며 “이번에는 반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추가 구두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주요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한 장기간의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 관측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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