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에서 50대 환자 이송요원을 부실하게 관리한 사실이 드러나며 파문이 커지고 있다.
해당 이송요원이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고도 무려 9일간 병원 내 환자·의료진 등 200여명을 접촉했다는 사실이 12일 확진 이후에야 확인돼 부랴부랴 대규모 격리가 단행됐다.
특히 이송요원은 거동이 어려운 중환자의 이동을 바로 옆에서 도와주는 직종인 만큼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에게까지 메르스가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이 이송요원(137번 환자)이 처음으로 열과 근육통 등 메르스 관련 증상이 나타난 것은 2일이다.
해당 이송요원은 지난달 27∼29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슈퍼 전파자' 14번 환자에 노출된 적이 있지만 병원의 초기 격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송요원은 이후 2일부터 10일까지 응급실과 병실 등 병원 곳곳을 오가며 환자들의 거동을 도왔다.
이 이송요원이 직접 옮긴 환자는 76명으로 확인되고 있다. 노출된 의료진(52명)과 간접 접촉 환자까지 합치면 감염 위험이 우려되는 이들은 216명에 달한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지난 4일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가 퍼져나강 이후 1주일이 넘도록 환자를 가까운 거리에서 접촉하는 이송요원이 관리 대상에서 제외된 데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이 없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14일 브리핑에서 관리 누락 사유에 대해 "오늘(14일) 보건복지부 방역관이 현장에서 계속 조사할 계획이다"고 한 대답이 전무다.
삼성서울병원은 이송요원 90여명에게 전원 메르스 증상 조사를 실시해 그 외 발병이 확인된 사례는 없다고 전했으나, 의료진이나 정규직원 외 직종에 대한 방역 '허점'을 우려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송요원과 병원 구성원이 접촉한 마지막 시기인 10일부터 메르스 최장 잠복기인 14일(2주) 뒤인 24일까지 병원 부분 폐쇄를 할 방침이다. 이때까지 추가 환자가 없고 사태가 진정되면 방역 당국과의 논의를 거쳐 진료 재개를 검토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송요원에서 시작된 연쇄 감염이 생겨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보건당국은 해당 이송요원이 확진 전 업무에 큰 지장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심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던 만큼 바이러스 전파력이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