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비게이션업체 파인디지털의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임시주주총회를 일주일 앞두고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파인디지털에 적대적 인수합병(M&A)를 시도하고 있는 금영이 돌연 제3자인 정병욱 변호사 등에게 지분 대부분을 매각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현 지배주주측이 금영을 누르고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다 해도 정 변호사 등의 행보에 따라 경영권 위협의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파인디지털 입장에서는 이번 주총 결과 뿐만 아니라 향후 경영권 방어 전략 수립을 위한 계산이 더욱 복잡해졌다.
금영은 23일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파인디지털 지분 30.57%(295만7829주) 중 26.21%(253만5810주)를 정병욱 변호사 및 오광진, 최영미씨 등 일반투자자 3명에게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금영은 지분율이 4.36%(42만2019주)로 떨어진 반면, 정병욱씨외 3인이 파인디지털의 2대주주로 떠오르며 경영권 분쟁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우선 오는 31일 개최될 파인디지털의 정기주총에서는 명의개서기준일(2006년 12월 31일) 현재 지분 보유자인 금영이 예정대로 의결권을 행사하게 된다.
이번 주총에서는 최대 5명의 등기임원이 선임된다. 현재 파인디지털 측이 4명, 금영 측도 주주제안으로 4명의 이사 후보를 각각 올려놨다. 파인디지털은 등기임원 정원이 7명이기 때문에 만약 금영측이 4명의 이사후보를 모두 당선시키면 승리하게 되고, 그렇지 못할 경우 파인디지털이 경영권을 방어하게 된다.
금융감독원 공시상에 나타난 공식적인 지분율로는 파인디지털과 금영이 모두 30%선으로 큰 차이가 없다. 이 때문에 이번 주총에서 파인디지털과 금영의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돼 왔다. 일각에서는 금영이 주총을 일주일 앞두고 보유지분 대부분을 팔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에서 발을 뺀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된다.
만약 금영 측이 발을 빼고 파인디지털이 경영권방어에 성공한다고 가정해도 이후 경영권 이슈는 완전히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금영으로부터 지분을 사들인 정병욱씨 등이 파인디지털 경영권 인수 의지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변호사이기도 한 정병욱씨는 "이번 주총에서 파인디지털과 금영 중 어느쪽이 승리하더라도, 향후 파인디지털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인디지털 측은 현재 정기주총 준비에 전력을 기울이는 한편 정병욱씨 등이 금영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한 목적 파악 등에도 분주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