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담+허’ 콤비, 中 고급스낵도 삼킨다

입력 2015-06-2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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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법인 2곳 통합해 경쟁력 강화…‘닥터유+마켓오’ 진출 작업도 한창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허인철 부회장을 앞세워 중국 법인의 경영 효율화 작업을 마치고, 프리미엄 제과(고급 스낵) 시장 공략에 나섰다.

24일 오리온그룹에 따르면 오리온푸드컴퍼니는 최근 오리온스낵컴퍼니를 흡수합병, 중국에 프리미엄 브랜드 마켓오와 닥터유의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두 회사는 모두 오리온의 중국법인이다.

오리온푸드컴퍼니는 중국에서 대규모 매출을 올리는 오리온의 핵심계열사로, 껌류, 파이류, 비스킷류를 판매하며 지난해 1조16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리온스낵컴퍼니는 포카칩 등 스낵류만 생산하며, 제품을 오리온푸드컴퍼니에 납품한다. 오리온스낵컴퍼니는 지난해 177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오리온 관계자는 “계열사가 다른 계열사에 납품하는 번거로운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이고 조직과 인력에서 효율성을 도모해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흡수합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오리온은 최근 프리미엄 브랜드 마켓오와 닥터유의 중국 진출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아직 구체적인 론칭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연내 진출이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담 회장이 허 부회장을 전면에 내세워 중국 사업에 집중하는 데는 중국 시장의 밝은 전망에 기인한다. 오리온은 지난해 국내에서 매출 8206억원을 올려 매출이 전년보다 4.5% 줄었지만, 국내에서 줄어드는 매출을 중국에서 만회하고 있다. 오리온 중국법인은 해외법인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곳이다. 5개 메가 브랜드가 7000억원에 가까운 매출 성과를 이뤄내면서 매출액이 지난 2013년부터 1조원을 웃둘고 있다. 중국법인의 영업이익은 그룹 이익의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오리온은 1993년 베이징사무소를 개설하면서 대륙에 첫발을 내디딘 이래 1997년에는 베이징에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하며 중국 공략을 본격화했고, 이후 2002년 상하이공장, 2006년 베이징 스낵공장을 완공하면서 파이·껌·비스킷·스낵으로 이어지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파이류 시장에서는 초코파이가 시장점유율 85%의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면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오리온 중국법인의 성공 요인은 품질 우수성과 안전성, 철저한 현지화 마케팅이 중국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예로 오리온은 중국인들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바로 인(仁)이라는 점에 착안해 2008년 말부터 초코파이 포장지에 ‘仁’ 자를 삽입해 현지화에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공은 오리온의 황제주 등극에도 한몫했다. 오리온이 1997년 베이징에 생산공장을 설립할 당시 주가는 2만원대였다. 오리온 중국법인이 지난해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자 주가는 작년 말(12월 30일) 100만원을 돌파했다. 박희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중국에서 확보한 유통 채널을 기반으로 고급 스낵 브랜드인 마켓오와 닥터유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중국법인의 현금흐름과 수익성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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