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외국인 주주간에 1085억원에 달하는 대량매매가 발생했다. 지분 규모만도 5.5%에 이르고 있다.
현재 한진해운은 12.8%의 지분를 보유하고 있는 이스라엘 해운갑부인 새미 오퍼가 경영권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대량매매 지분 인수 주체에 대해 시장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3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한진해운 외국인 보유주식 393만9220주가 지난 30일 장마감 후 시간외대량매매를 통해 다른 외국인에 넘겨졌다.
한진해운 발행주식의 5.49%에 달하는 것으로 매매대금도 주당 당일종가 2만7550원씩 총 1085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거래다.
이번 대량매매가 주목받는 것은 한진해운에 이스라엘 해운갑부 새미 오퍼의 투자회사로 알려진 필릿 매러다임(FLEET MARITIME)이 대주주로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11월말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 타계로 새미 오퍼가 한진해운 경영권에 무시못할 존재가 되면서 이번 지분 향배에 따라 인수합병(M&A) 이슈가 부각될 지 소멸할 지 관심을 끌고 있다.
필릿 매러다임은 지난해 10월10일 노르웨이 해운사인 골라LNG 계열 투자회사 제버란 트레이딩으로부터 한진해운 624만주 가량을 인수, 현재 12.7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진해운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대한항공6.25%를 비롯, 한국공항 4.33%, 재단법인 양현 3.43% 등 23.79%(1706만주ㆍ자사주 333만주 포함) 수준이다.
다만 한진해운은 새미 오퍼 등장 이후 자사주를 잇따라 대한해운과 일본 케이라인(K-LINE)에 매각, 우호지분을 확보해 놓고 있다.
지난해 11월17일 대한해운에 120만주를 넘긴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매각한 자사주 규모는 5.81%(417만주)에 이른다.
또 한진해운이 우호잠재지분으로 분류하고 있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란 ‘히든 카드’도 있다. 한진해운이 지난 2001년 발행한 5000만달러(발행당시 기준환율 1291.40원 기준 645억7000만원) 규모의 50회차 해외 BW의 신주인수권(워런트)은 고 조수호 회장과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계약이 맺어져 있다.
워런트를 전액행사한다고 가정할 경우 한진해운이 발행해야 할 신주 규모는 총 1291만4000주로 현 발행주식의 18.0%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