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폭락의 충격파가 겉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는 중국기업의 주가가 폭락하는 등 중국증시의 혼란이 세계 시장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와 경쟁사인 JD닷컴 등 미국 시장서 거래되는 중국주식이 자국증시 부진에 동반 하락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알리바바는 이날 0.8% 하락으로 간신히 급락세를 면했으나 장중 5%까지 급락하며 주가가 76.32달러로 지난해 기업공개(IPO) 이후 최저치를 찍기도 했다. JD닷컴은 4.0% 급락으로 장을 마쳤고 NQ모바일은 장중 최대 23.8%, 런런이 22.6% 각각 폭락했다.
미국증시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중국 기업의 주가 추이를 종합한 블룸버그차이나US주식지수는 한때 전일 대비 8.4%까지 떨어져 지난 2011년 9월 이후 4년 만에 최대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 지수는 연중 고점 대비 18%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중국과 관련된 것은 무엇이든 팔아치우고 포트폴리오에서 제거하고 있다며 이런 심리가 중국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종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풀이했다.
중국 정부의 바주카포에도 불구하고 중국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1.3% 빠졌다. 상하이지수는 최근 5거래일 가운데 4일 하락해 증시 부양책이 전혀 먹히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증시에 투자했던 외국인들도 서둘러 빠져나가고 있다. 전날 홍콩과 상하이증시를 연동하는 후강퉁을 통해 외국인들은 134억 위안(약 2조44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후강퉁 실시 이후 최대 규모다. 중국과 연동된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매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홍콩증시 상장 중국 기업의 주가 추이를 종합한 항셍차이나엔터프라이즈지수는 이날 3.3% 급락했다. 이에 지수는 지난 5월 26일 고점 이후 20% 하락해 약세장으로 진입했다.
이에 중국 기업들은 긴급 방어에 나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장 마감 후 상하이와 선전거래소에서 173개 기업이 거래 중단을 신청해 그 수가 총 940개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는 전체 종목의 3분의 1 이상에 해당되는 수치라고 FT는 설명했다.
중국은 기업이 신청하면 주식 거래를 중지할 수 있다. 많은 기업이 주가의 추가 하락을 막고자 이런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는 시장의 가격형성 기능 자체를 왜곡시킬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중국상장기업협회는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회의에서 주가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을 회원사에 주문했다. 자사주 매입이나 직원들의 회사 지분 확대, 경영진의 자사주 매도 금지 등이 대책의 핵심이다.
증시 급락은 중국 위안화에도 타격을 입히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해외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 대비 6.2279위안까지 떨어져 지난 4월 13일 이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