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닻을 올리게 된 '뉴삼성물산'의 미래가치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높다. 요즘 가장 뜨는 분야인 '바이오사업'을 든든한 미래 먹거리로 키울 수 있게 됨으로써 회사의 고속 성장이 탄력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바이오산업을 핵심 캐시카우로 육성해 앞으로 5년 뒤인 2020년까지 회사 전체 이익의 18%(7200억원)을 창출해 낸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5층 회의실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69.53%의 합병 찬성률을 기록하며 제일모직과의 합병계약을 원안대로 승인시켰다.
주주들의 압도적 지지 속에 탄생한 뉴삼성물산은 도약을 자신하고 있다.
뉴삼성물산은 2020년 기준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의 성장은 물론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핵심 성장 동력은 두말할 것 없이 바이오사업이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주총에서 "임직원들이 힘을 모아 노력하고 있으나 건설, 상사부분의 성장성과 수익성 정체되고 있다"며 "합병 후 바이오사업 등을 통해 2060년에는 매출 60조원을 달성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내에서 바이오·제약 사업을 담당하는 관계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다.
뉴삼성물산은 이번 합병을 통해 삼성바이오사업의 최대주주가 됐다. 현재 뉴삼성물산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51.2%를 확보하고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다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90.31%를 보유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제품 개발과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삼성그룹이 미래 수종 사업으로 바이오·제약을 선정한 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2011년 4월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전 세계 생산량 3%에 해당하는 연간 3만 리터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은 올해 말까지 제2 생산설비를 완공해 생산량을 연간 18만 리터로 늘려 세계 3대 CMO 기업으로 몸집을 불릴 계획이다.
바이오로직스는 2012년 2월에 만들어졌다. 2016년부터 제품 생산에 나설 예정이며 현재 레미케이드, 엔브렐, 허셉틴 등 3개 바이오시밀러 품목에 대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사실상 삼성그룹 지주사로 우뚝 선 뉴삼성물산이 미래먹거리인 바이오사업의 주도권을 쥐게 된 만큼 이 분야 성장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뉴삼성물산은 "그룹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투자해 온 바이오사업에 대해 리더로서의 위상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삼성의 바이오사업은 2020년까지 1조8000억원 규모의 매출과 약 40%의 영업이익률 달성이 목표"라고 전했다.
증권가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미래에셋증권 이광수 연구원은 "합병회사는 그룹의 차기 성장동력인 바이오제약 분야를 적극 육성하는데 중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합병회사가 자금력을 기반으로 신사업 영역에 활발히 투자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바이오제약 사업의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교보증권 백광제 연구원은 "합병 삼성물산은 그룹 신수종 분야인 바이오사업에서 최대주주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라며 "합병을 통한 자금력 확보로 바이오사업 성장을 위한 추가 투자뿐만 아니라 바이오 소재산업 등 신사업 영역으로의 확장 기회도 열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패션, 식음, 건설, 레저 등 다각화된 사업 간 시너지 효과 창출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뉴삼성물산은 기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장점을 적절하게 혼합해 추가 매출을 창출할 계획이다.
상사와 패션사업, 상사와 식음서비스사업, 건설(시공과 설계·삼성물산)과 건설(조경과 친환결 개발·제일모직) 간의 협업이 그 예다.
삼성은 "삼성물산의 우수한 해외영업 인프라에 제일모직의 신사업을 도입해 최적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