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7월 20일 不恥下問(불치하문) 아랫사람에게 묻는 걸 부끄러워 말라

입력 2015-07-2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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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서경에 호문즉유(好問則裕)라는 말이 있다. 묻기를 좋아하면 편안하고 넉넉해진다는 뜻이다. 왜 편안한가? 궁금증이 해소돼 마음에 미혹(迷惑)이 없기 때문이다.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야 한다.

특히, 궁금한 것을 묻되 자기보다 신분이 낮거나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한다. 이게 불치하문(不恥下問)이다. 출전은 논어 공야장(公冶長)편. 자공이 위(衛)나라 대부 공문자의 시호에 어째서 문(文)이 들어갔는지 묻자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민첩해서 배우기를 좋아하고,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그래서 시호를 문이라고 한 것이다.”[敏而好學 不恥下問 是以謂之文也]

‘공자가 구슬을 꿴다’는 공자천주(孔子穿珠)는 불치하문의 사례로 인용되는 성어다. 진기한 구슬을 얻은 공자가 이를 실로 꿰려 했으나 구슬의 구멍이 아홉 굽이나 돼 쉽지 않았다. 아무리 해도 안 되자 늘 바느질을 하는 아낙네에게 방법을 물었다. 그리고 아낙네의 말에서 힌트를 얻어 구슬의 양쪽 구멍에 꿀을 바르고 개미 허리에 실을 묶은 뒤 한쪽 구멍으로 밀어 넣었다. 개미가 꿀 냄새를 따라 이동하는 동안 구슬이 꿰어졌다. 송(宋)나라의 목암선경(睦庵善卿)이 편찬한 ‘조정사원(祖庭事苑)’에 나오는 이야기다.

불치하문 공자천주와 함께 알아둘 말은 경당문노 직당문비(耕當問奴 織當問婢)다. 농사짓는 일은 머슴에게 물어야 하고 베 짜는 일은 계집종에게 물어야 한다는 뜻이다. 송서(宋書) 심경지전(沈慶之傳)에 나오는 말이다.

그러니까 아랫사람에게 묻는 걸 부끄러워하지 말되 물으려면 제대로 된 전문가를 찾아가라는 뜻일 것이다. 공자는 “무지를 두려워하지 말라. 다만 거짓 지식을 두려워하라. 모든 악은 거짓 지식에서 일어나는 것이다”라는 말도 했다. 제대로 아는 전문가를 알아보는 안목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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