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틀림’이 아니라 ‘다름’을 가르치다

입력 2015-07-2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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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정 지산중학교 특수교사

▲전은정 지산중학교 특수교사
일반학생과 장애학생을 일대일로 짝을 지어 장애학생의 사회성 향상을 위한 레크리에이션 방과후 수업을 한 학기 동안 운영한 적이 있다. 일반학생은 각 반 담임선생님께 자율적으로 신청한 참여 인원으로 선발되었고, 일주일에 한 번 90분씩 총 10회의 수업이 시작되었다. 시작 전부터 수업에 대한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다행히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스스럼없이 가까워지는 아이들의 모습에 그동안의 기우는 눈 녹듯 사라졌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일반학생의 어머님께서 걱정스러운 얼굴로 특수학급에 오셨다. 이 수업이 좋은 의미를 갖고 있지만, 아들의 공부 시간을 뺏기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된다는 것이었다. 사실 공부뿐만은 아닐 터, 그 속에 담긴 다른 걱정들까지 조심스럽게 전해져왔다. 다른 어머니들도 모두 같은 마음일 거라는 생각에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그런데 잠시 뒤, 옆에서 조용히 듣고만 있던 학생이 입을 열었다. “선생님, 저는 제가 좋아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거예요. 특수학급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그들이 틀린 게 아니라 다르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고, 저 또한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것에 성취감을 느꼈어요. 앞으로도 친구들과 방과후 활동을 계속하고 싶어요.” 짧은 대답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학생의 강한 의지 덕분에 결국 수업을 끝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

부모님들의 걱정과는 달리, 일반학생도 장애학생과 함께 어울림 속에서 성장해나갔다. 장애학생들의 사회성 향상을 위해 시작한 수업이었지만, 일반학생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것이다. 일반학생들은 장애학생들의 행동이 ‘틀림’이 아니라 ‘다름’을 깨달았고, 규칙을 이해하지 못하는 장애친구들을 배려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었다. 더불어, 함께하는 수업이 조금은 더디게 진행될지라도, 여러 가지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모두 하나가 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우리 아이가 손해를 본다는 생각을 잠시 내려두는 것은 어떨까. 서로의 다름과 상대방을 위한 배려를 배우면서, 이 아이들은 한층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구성원으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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