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대해 “그리스가 채권단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스의 채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결국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가 만든 그리스 지원 방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 지난 5년 동안 채권단이 구제금융을 제공하면서 강요한 긴축정책 때문에 그리스 경제가 더 악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은 2008년 이후 25% 줄었으며, 그리스의 실업률은 2배가 됐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과거 동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에서도 유사한 내용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시행됐다면서 “그 결과는 경기하강을 불황으로, 불황을 공황으로 각각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그리스에 대한 새로운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그리스의 채무가 지탱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2018년까지 재정 흑자를 GDP의 3.5%로 설정하는 내용 등이 프로그램에 포함되지만,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19세기 영국 등에 있었던 ‘빚쟁이 감옥’을 거론하고 나서 그리스가 수감된 빚쟁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빚쟁이 감옥’은 채무자를 감옥에 가둬 식대, 간수료 등을 받으면서 낮에는 외출해 돈을 벌게 했지만, 소득을 올리기가 쉽지 않아 빚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났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악화하는 그리스 경제는 채권단에 빚을 상환할 가능성을 갈수록 작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