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경제포럼] 아빠 장시간노동 줄이면, 우리 아이 일자리 170만개

입력 2015-07-29 11:04 수정 2015-07-2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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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정부와 새누리당은 최근 노동시장 개혁을 표방하며 임금피크제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주장하는 임금피크제의 명분은 ‘청년고용’이다. 지난 27일에는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가 합동으로 ‘청년고용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2015년 6월 기준으로 전체 실업률은 3.9%였는데 청년실업률은 10.2%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실망실업자 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서 ‘축소’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축소된 수치로도 10.2%에 달한다는 것은 ‘실제’ 청년실업률은 20%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역대 최악의 청년실업률 10.2%…일반 실업률의 2.5배 넘어 = 정부가 발표한 ‘청년고용 종합대책’을 살펴보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측면이 강하다. 예컨대, 정부는 임금피크제와 청년고용을 동시에 할 경우 연간 540만원씩 2년에 한해 ‘세대 간 상생고용지원금’을 준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공공부문은 8000명, 민간부문은 2만6000명의 추가적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 발표는 실현 가능성이 매우 의문시되고 있다. 신규 청년 일자리의 초임은 연봉 3000만원 정도는 될 것이다. 그렇다면 ‘고작 2년에 한해’ 540만원을 더 지원받기 위해서 10년 이상 연봉 3000만원이 넘게 지불되는 청년고용을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청년고용을 위해서, 그리고 신규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서도 정부가 사용해야 할 ‘정공법’이 있다. 그 효과는 역사적으로 분명하게 검증됐다. 그것은 바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국책연구소인 한국노동연구원은 노동시간에 대한 실태, 원인, 제도적 개선 방안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장시간 노동과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잘 알다시피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세계 최장 노동시간’의 오명을 갖고 있다. 창조경제 시대와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끄러운 일이다. 2010년 기준으로 한국의 1인당 연간 노동시간은 2193시간이다. OECD 평균은 1749시간이다. 네덜란드는 1377시간, 노르웨이 1414시간, 독일 1419시간, 영국 1647시간, 미국은 1778시간이다.

아빠 장시간 노동 줄이면, 우리 아이들 일자리 170만개 = 한국의 노동시간은 OECD 평균에 비해 연간 444시간이나 많다. 만일 한국의 노동시간을 OECD 평균 수준인 연간 1749시간으로 단축한다면 일자리는 얼마나 생길까?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에 의하면, 무려 약 170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된다. 그리고 만일 한국의 노동시간을 네덜란드 수준(1377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다면 예상되는 신규 일자리는 무려 312만개에 달한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박사가 2012년 내놓은 ‘실 노동시간 단축방안’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근로기준법 제53조 ‘주당 연장근로 12시간 제한 규정’이 제대로 지켜져 주당 12시간을 넘는 ‘불법적인 초과 노동’만 근절되어도 69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된다.

대한민국 정부는 그동안 근로기준법을 소극적으로 해석해 ‘불법적인 초과 노동’에 대해서 눈을 감아 왔다. 심지어 그동안 ‘장시간 노동’을 적극 조장한 장본인이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국회에 계류 중인 노동시간 단축 관련 법안들을 처리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의 효과를 우리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아빠의 장시간 노동을 줄여, 우리 아이들의 일자리 170만개를!”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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