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시행됨에 따라 세(稅)테크를 찾아 은행을 옮기려는 고객들을 잡으려는 금융권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과 증권사들은 ISA의 도입을 구체화한 정부의 세법 개정안 발표 이후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정부 발표 직후 관련 협의체를 꾸려 첫 회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도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고, IBK기업은행은 마케팅전략부를 전담 부서로 지정해 대응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 밖에 NH농협은행, 하나은행 등 대부분 시중은행이 이른 시일 내에 TF를 꾸리는 등 준비에 나설 방침이다.
예·적금과 펀드 등을 결합해 고객을 끌어들일 경쟁력 있는 상품 라인업을 개발하고, 이에 따른 마케팅 방향을 수립하는 것이 준비 작업의 첫 번째 단계가 될 전망이다.
ISA는 하나의 계좌에서 예·적금과 펀드, 주가연계파생결합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운용할 수 있는 넓은 개념의 펀드 상품이다.
만기 5년, 연간 2천만원 납입 한도에서 벌어들인 소득 중 200만원까지 비과세하고, 200만원을 초과한 이익에 대해서도 9%의 분리과세만 적용하므로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다.
세테크에 민감한 이들의 관심을 키울 수 있는 만큼, ISA는 10월 시행되는 계좌이동제와 맞물려 고객의 발길을 붙잡기 위한 금융권의 경쟁을 강화시킬 수 있다.
ISA 자체는 계좌 내에서 자유롭게 운용 상품을 바꿀 수 있다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는 만큼, 계좌이동제와는 맥락이 다르다.
그러나 효과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고객을 끌어들인다면 주거래 고객으로서의 충성도를 얻어 계좌이동제 시행에 따른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업권 간의 고객 유치 경쟁 양상에서도 ISA는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예금에 대해서도 비과세가 적용되는 만큼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계보다는 은행권이 조금 더 수혜를 볼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발맞춰 은행권에서는 보통 목돈을 넣어 운용하던 ELS를 ISA의 취지에 맞게 월 적립식으로 운용하는 상품 등도 개발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ISA 도입에 맞춰 상품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비과세 혜택을 극대화하는 상품들로 구성된 ISA용 모델 포트폴리오(MP)를 개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