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는 이렇게 말했다. “군자는 행동함에 있어 구차하게 행하기 어려운 것만을 귀중히 여기지 않고, 이론에 있어서는 구차하게 잘 살펴 아는 것만을 귀중히 여기지 않으며, 이름은 구차하게 세상에 전해지는 것만을 귀중히 여기지 않는다. 오직 합당한 것만을 귀중히 여긴다.”[君子行不貴苟難 說不貴苟察 名不貴苟傳 唯其當之爲貴]
이어 순자는 “그러므로 돌을 끌어안고 강물에 뛰어드는 것은 행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신도적이 그렇게 했지만 군자들이 귀중하게 여기지 않는 것은 예의에 합당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故懷負石而赴河 是行之難爲者也 而申徒狄能之 然而君子不貴者 非禮義之中也]라고 말했다. 신도적은 누구인가? 은나라 말엽의 선비인 신도적은 세상이 그르다고 여겨 물에 빠져 죽으려고 했다. 친구 최가(崔嘉)가 목숨을 아끼라며 한사코 말렸는데도 그는 “나라가 망하고 집이 깨지는 것은 성덕과 지혜를 갖춘 자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들을 등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돌을 껴안고 물에 뛰어들었다.
범인은 엄두도 못 낼 행동이었지만 순자는 좋게 평가하지 않았다. 예의에 합당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순자의 생각은 세상에 올바른 도리가 행해지지 않는다면 군자는 몸을 물에 던져 죽을 만큼 당당한 마음가짐을 지녀야 하지만, 명예나 이익 때문에 억지로 구차스러운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던가 보다.
‘순자’의 이 대목은 ‘시경’ 소아(小雅) 어려(魚麗)편의 시로 끝난다. “사물이 있되 오직 합당해야만 하네.”[物其有矣 唯其時矣]. 時는 是와 통하는 글자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