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신고포상금을 절반 수준으로 대폭 줄이는 것이 국세청이 신고포상금 지급 증가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 예산이 부족하자 꼼수를 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국세청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해 현금영수증 발급 거부 신고포상금으로 3억5700만원, 미발급 신고포상금으로 30억2900만원 등 총 33억8600만원을 지급했다.
포상금 지급액은 2013년까지 4억~5억원 수준이었다가 지난해 33억 8600만원으로 8배가량 늘었다.
특히 미발급 신고포상금이 11.2배 급증했다. 전년도에 비해 신고 인정 건수는 4.6배, 신고에 따른 과태료 부과액수는 10.7배 늘었다.
미발급 신고포상금은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종 사업자가 10만원 이상 거래 시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은 사실을 신고한 사람에게 미발급 금액의 20%를 포상금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미발급 금액이 500만원을 초과했다면 100만원을 지급하고, 동일인은 연간 500만원까지만 받을 수 있다.
국세청은 신고포상금 한도를 내년부터 현행 건당 최대 1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 동일인이 연간 받을 수 있는 최대 포상금도 5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줄어든다.
국세청은 “현금영수증 발급 제도가 정착 단계에 접어들어 한도를 축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세청이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자에 대한 미발급 신고 증가를 고려하지 않아 예산 부족을 초래하자 예산을 줄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신고포상금 예산은 6억6900만원인데, 실제 포상금 지급액이 급증하자 국세청은 부족한 예산을 지방국세청 인건비(23억200만원), 조사반 활동비(4억2500만원)에서 이용(移用)하는 재정 운용을 했다. 예산의 이용은 예산의 목적 외 사용 금지에 대한 예외적 제도다.
예산정책처는 ‘2014회계연도 예산결산분석’ 보고서에서 국세청이 2014년도 예산 편성 시 2013년 5월까지의 지급 실적을 바탕으로 15%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산정했지만, 미발급 신고 1건에 평균 거래 금액이 630만원으로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볼 때, 귀금속ㆍ소매업 등 고액 거래가 많은 업종에 대한 의무발급 지정 효과가 과소 평가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