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희의 노크] 중국증시, 세계경제의 ‘썩은 사과’는 안 되길

입력 2015-08-2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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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신화/뉴시스
‘썩은 사과’란 이론이 있습니다. ‘같은 박스 안에 있는 사과 중 썩은 사과가 하나라도 있으면 다른 사과들도 썩는다’는 논리를 담고 있습니다. 보통 인사조직관리에서 많이 참고하는 이론입니다. 약 70년 전 그리스의 한 정치가가 처음으로 언급했던 내용인데, 우리 속담으로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린다’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조직관리에 적용해야 할 내용인데 썩은 사과 이론을 보고 있자니 자연스럽게 중국증시가 떠올려집니다. 요 석 달 동안 중국증시는 세계증시를 그야말로 쥐락펴락했습니다. 6월에 5000선을 넘어서며 시장을 어르더니, 이번엔 2000선으로 내려앉으면서 충격에 빠트렸습니다. 미국 뉴욕증시, 유럽 각국 증시도 공황상태로 몰아넣었습니다.

다급한 마음에 중국 인민은행이 두 달 만에 기준금리,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인하했는데, 이마저도 시장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했습니다. 이미 롤러코스터 장을 경험한 시장 참가자들에게 증시 부양을 위해 혈안이 돼 있는 중국 당국의 노력도 대수롭지 않게 넘긴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 같은 현상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혹자는 아직 중국시장에 기대감을 걸고 있습니다. 지금 증시 수준이 올해 최고점을 찍었던 6월보다 38% 급락했지만,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44%나 높은 상황이라는 근거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개인부채는 15조5000억 달러까지 치솟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도 215%로 폭등한 만큼 중국 경제는 곪아 가고 있습니다.

오늘(26일) 중국증시가 장중에 잠깐 반등하면서 3000선을 회복했습니다. 일일 변동 그래프는 그야말로 요동치는 하루였음을 보여줬습니다.

예전 어떤 분이 썩은 사과 이론의 결론을 얘기해준 게 생각납니다. 아무리 먹음직스러운 사과라도 나머지 사과에 피해를 줄 만큼 썩었다면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게 요지였습니다.

중국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입니다. 수많은 인구, 미개발 사업과 지역 등이 기업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증시 폭락과 혼동이 계속된다면 참을성이 많은 투자자라도 결국 등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마치, 아무리 달고 맛있는 사과라도 썩었다면 결국 버려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방향성 잃은 중국증시가 정상적인 흐름을 회복하고, 중국을 썩은 사과로 만들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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