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2494억원이란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들어서도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당초 흑자를 예상했던 지난 2분기 실적은 192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7개 분기 연속 장부에는 마이너스를 그렸다. 회사 사정이 벼랑 끝이란 얘기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파업과 투쟁 일변도로 나가고 있다. 이 회사의 노조는 9일 올해 들어 3번째 부분파업에 나선다. ‘대규모 부실은 노동자의 책임이 아니다’, ‘회사는 자산을 매각해 임금을 올려라’가 이들이 회사 측의 임금 동결을 받아들일 수 없는 논리다.
그러나 정계와 재계는 물론 노동계에서도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따갑다. 당장 이날 열리는 조선업종 노조연대의 공동파업 동력은 약화됐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대형 조선소의 노조만 참여할 뿐 중소 조선사 노조는 모두 불참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생산직의 기득권을 비판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 1500여명을 회사에서 내보냈다. 고용이 보장된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실상 사무직의 감원에는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