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 18일 대림산업과 총 6800가구 규모 신도시급 대단지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각 가구에 삼성 빌트인 가전제품을 설치하는 MOU(업무협약)를 맺었다. 지난 5월 ‘셰프컬렉션 빌트인’을 국내 출시하며 성장 정체에 직면한 가전 시장 돌파구로 B2B를 낙점한 지 약 4개월만의 결실이다.
일반적으로 빌트인은 시공단계부터 건설사와 가전제품 브랜드 간 계약을 맺는다. 이번 MOU는 삼성 가전제품이 선택사항이 아닌, 기본으로 적용되는 대규모 빌트인 계약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용인 한숲시티 빌트인은 삼성 가스쿡탑이 기본 적용된다. 이외 소비자는 오븐·냉장고·김치냉장고 등 세 가지 중 원하는 가전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시스템 에어컨은 공용부분에는 기본 적용되며, 세대별 선택가능하다.
특히 삼성전자는 고객 확보를 위해 가전제품 AS기간을 늘렸다. 빌트인 가전제품의 무상 AS(애프터 서비스)기간은 일반 AS기간보다 1년 연장돼 시스템 에어컨은 입주 후 4년, 그외 일반 빌트인 가전제품은 입주 후 3년이다.
더불어 모든 입주민은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삼성에듀’를 1년간 무상 이용할 수 있다. 삼성에듀는 어학, 직무능력, 컴퓨터활용, 자격증 등 4개 영역에서 총 250개 과정의 강좌가 개설된 온라인 교육사이트다.
업계 관계자는 “먼저 입주자들이 빌트인 여부를 결정하고, 이후 빌트인 선택 가구에 한해 삼성 일부 제품이 기본으로 설치된다”며 “AS기간 연장 및 삼성 교육 프로그램 무료 이용 등의 혜택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빌트인 가전을 통해 가전 부문 고객 저변을 기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주방가전을 패키지로 판매하는 빌트인 가전은 매출 규모가 커 다른 사업 부문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CE(소비자가전)부문 마진율을 높일 수 있다. 나아가 빌트인 가전은 삼성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사물인터넷(IoT) 시장 선점을 위한 준비단계로 볼 수 있다.
윤부근 CE부문 사장은 올해 5월 셰프컬렉션 빌트인을 국내 공개하며 “올해를 국내 빌트인 확대의 원년으로 삼아 2018년까지 국내 빌트인 가전 시장을 두 배 이상 성장시키고 확고한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주택 구조 다양화와 소비자 인식 변화가 맞물리면서 빌트인 가전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업계는 국내 빌트인 시장 규모가 약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