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은 국정감사에는 남상태 전 사장, 고재호 전 사장, 정성립 현 사장 등 대우조선해양의 전ㆍ현직 경영진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위원들은 이들에게 “다른 회사에 비해 부실을 늦게 반영한 이유가 무엇인가?”, “지난해에 이미 부실을 인지했나?”, “(고 전 사장은) 연임을 위해 부실을 은폐한 것 아닌가”등의 질의를 했다.
그러나 증인으로 출석한 이들은 대부분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박병석 위원(새정치민주연합)은 고 전 사장에게 “지난 4월 회사의 이사회 속기록을 보면 ‘해양플랜트 중 일부 제품의 생산 차질로 예정보다 1년 정도 늦어지고 있고 금액이 2조5000억원 정도’라고 말하지 않았냐”고 질의했다. 그러나 고 전 사장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정 사장도 ‘부실을 언제부터 인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다 “올해 초”라고 뒤늦게 대답했다.
남상태 전 사장도 강기정(새정치) 위원이 과거 투자와 관련해 묻는 질문에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답변을 주로 내놨다.
특히 이들은 언론에 보도된 내용도 “전혀 몰랐다”고 일관했다. 정 사장과 김갑중 전 사장은 지난 7월 ‘고 전 사장이 연임을 위해 부실을 은폐했다는 투서가 돌았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자 이후 고 전 사장은 “알고는 있었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김현(새정치) 위원은 “대우조선의 비리나 부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언론에 보도됐다”며 “또 지난 9일에는 회사에서 진정서도 나온 상황인데 증인들이 ‘기억해 봐야 한다.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 것은 국감을 방해하는 것”이라며 위원장에게 증인이 답변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주의를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