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그룹 산하 브랜드 스코다(Skoda)의 한국 진출이 잠정 보류됐다. 폭스바겐그룹의 배기가스 조작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유럽시장에서 현대자동차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스코다의 국내 상륙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 한국지사는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파문으로 이미지와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자 스코다의 국내 론칭 계획을 보류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지난달 스코다의 한국 진출을 위한 판매사 사업설명회까지 개최하는 등 연내 국내에 론칭할 계획이었다. 폭스바겐 한국지사를 통한 단순한 수입형태가 아닌 별도 법인을 설립해 진출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비중이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라인은 물론, 중저가 엔트리시장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폭스바겐 차량과 상당수 플랫폼을 공유하면서도 합리적인 판매가를 형성한다면 국내에서도 현대·기아차와의 경쟁에서 승산이 있다는 게 폭스바겐 측의 구상이었다.
실제 스코다는 독일 등 유럽시장에서 가격과 사양면에서 현대차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독일 내 수입차 브랜드에서 스코다가 1위를 차지했고, 이어 현대차와 르노가 순위를 이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스코다의 국내 상륙이 임박했을 때 가격포지션이 폭스바겐 브랜드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면서 “스코다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수입차 브랜드를 하나 추가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판매부진과 수입차의 약진으로 고전하는 현대차그룹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태로 스코다 등 형제브랜드 이미지도 적잖은 영향을 받았다. 폭스바겐그룹은 스코다 역시 120만 대의 차량이 최근 배기가스 파문을 일으킨 저감 소프트웨어와 연관이 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출가스 조작 사실이 알려진 브랜드 외에 추가 눈속임 브랜드가 확인된 상황에서 스코다가 국내에 진출하더라도 신규 브랜드로 자리 잡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스코다의 국내 시장 진출은 상당 기간 늦춰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