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곧 국회로 돌아갈 사람’인 최경환 부총리가 언제 돌아갈지가 초미의 관심사였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월 국무회의에서 “개인적 행로는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으면서 12월 예산안을 처리할 때까지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누가 오느냐가 더 관심사다.
차기 경제부총리가 중요한 것은 한국경제 상황이 안 좋은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책임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약물을 처방하며 치료를 계속해오다 중간에 잘못될 경우, 치료 전보다 오히려 악화돼 산소호흡기가 필요할 수도 있다.
금리인하, 재정지출 확대 등 거시경제 정책을 써 온 정부는 내수가 부양되지 않자 개별소비세 인하, 임시공휴일 지정,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처럼 단기적 대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내수 쪽에서 경기 회복의 긍정적 신호가 있다고 말하지만, 이 같은 효과가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내년부터 정년이 연장되면 당장 청년 고용은 더 줄 것이다. 대기업에는 감원 한파가 몰아치고 있고 조선·해운·철강·석유화학 등의 업종도 구조조정이 가시화되고 있다.
실업은 늘어나고 언제 구조조정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직장인들도 소비를 줄이고 있다. 중국의 경기침체, 미국의 금리인상 등 향후 불안 요인은 널려 있다.
차기 경제부총리에게 꼭 필요한 자질은 정치권과 싸울 수 있는 카리스마와 경제 개혁을 과감히 밀고 나가는 추진력, 관료사회와 시장에 분명한 신호를 주고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과 무게감이 필요하다.
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국정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능력을 검증받은 경제장관 출신 원로들도 나쁘지 않다. 우리 경제의 중대 고비에서 훌륭한 구원투수 역할을 할 후임 부총리가 선임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