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다스의 손’ 김선권의 추락, 카페베네서 내쫓길 위기

입력 2015-10-0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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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부채비율 2636%… K3에쿼티파트너스 ‘최승우 앞세워 경영 참여’

프랜차이즈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우는 카페베네의 창업자인 김선권(47) 대표이사 회장이 최근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며, 경영에서 물러났다. 김 회장은 앞으로 해외 사업 방향의 수립과 성장동력의 발굴 등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주안을 둘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회사를 떠날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 회사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8일 카페베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9월 23일 전문경영인 출신 최승우씨를 신임 CEO로 선임했다. 회사 설립 이후 첫 외부 사장이다. 신임 최 사장은 소니코리아 본부장, 한국보랄석고보드 부사장, 한앤컴퍼니(사모투자펀드 운용사) 전무, 웅진식품 대표 등을 지낸 구조조정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2013년 12월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웅진식품 대표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수익성이 낮은 상품 생산을 과감히 중단하는 한편, 직원들의 급여·상여금 등을 줄여 수년간 적자였던 영업익을 1년여 만에 흑자로 돌려놔 주목을 받았다.

김 회장은 “토종 기업 카페베네가 해외 유수 브랜드와 경쟁하며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으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문경영인에 의한 경영체제 도입과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인사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심상치 않은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김 회장이 대표이사직이란 타이틀만 유지할 뿐, 실제 모든 권한에서 배제된 채 경영 현안과 사업 전략 등 모든 경영이 신임 사장에 의해 좌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에 정통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카페베네가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수백억원의 부채를 진 상황에서 사모펀드 출신의 사장(최 신임사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사실상 김 회장은 모든 경영권에서 물러나 실질적인 권한이 없다”며 “연말까지 부채를 갚지 못할 경우 자신이 가진 지분을 모두 넘기고 회사에서 짐을 쌀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카페베네를 2008년 4월 천호동 1호점을 시작으로 4년 만에 점포 730개, 연 매출 2000여억원의 브랜드로 키워냈다. 스타벅스나 커피빈 등 해외 브랜드와 대기업 브랜드가 장악한 국내 커피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로서는 처음으로 당당하게 1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놀라운 성공 신화를 썼던 카페베네는 2012년 이후 실적이 나빠졌다. 매출액은 2012년 2207억에서 지난해 1464억원으로,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에 100억원에서 31억원으로 감소했다. 628억원 매출을 기록한 올 상반기에는 3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무리한 사업 확장 탓이다.

김 회장이 추진한 이탈리아 레스토랑 ‘블랙스미스’, 베이커리 ‘마인츠돔’, 헬스&뷰티숍 ‘디셈버24’ 등의 신사업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회사의 자금 사정은 더욱 악화됐다. 해외 사업도 지난해 미국과 중국 법인이 모두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결국 김 회장은 사모펀드 등 외부에서 수백억원대 투자를 받아 부채를 갚아야만 했다. 작년 7월 K3에쿼티파트너스를 대상으로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224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단행했다. 당시 투자금이 절실한 탓에 자신의 지분 일부도 함께 매각해 경영권 분쟁의 소지를 남겼다. K3에쿼티파트너스는 카페베네 우선주 149만1300주(지분율 18.9%)를 올해 7월부터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특히 카페베네의 실적이 회복되지 않는 한 K3에쿼티파트너스가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비율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200%대에 머물던 카페베네의 부채비율은 2012년 500%대로 치솟은 이후, 작년 말 1400%까지 높아졌다. 올 상반기에는 2636%까지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1년 안에 갚아야 할 부채는 848억원이지만,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700억원에 그친다. 자산 매각이나 외부 수혈이 없다면 148여억원의 단기부채를 갚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 실적을 높여야 하는 사모펀드 K3에쿼티파트너스는 이미 김 회장의 경영능력을 신뢰하지 않고, 구조조정 전문가를 투입하면서 경영에 본격 참여하기 시작했다”며 “연말까지 부채 상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김 회장이 카페베네를 떠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고 말했다.

한편, 신임 최 사장은 지난 1일 취임식을 진행한 이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는 최근 수년간의 실적과 조직운영 등 현안에 대해 보고를 받으면서 사업체질 개선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2~3년간 수많은 직원들이 나가 2012∼13년 600∼700명이던 카페베네 직원 수는 현재 200여명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직과 시스템 등에서는 전면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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