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차세대 지도자 중 하나로 꼽혔던 쑤수린 푸젠성장이 비리혐의로 낙마했다.
쑤 성장은 공산당의 기율을 위반한 중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에서 기율 위반은 권력남용과 부정부패 혐의가 있음을 뜻한다. 중국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는 이날 쑤 성장이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반부패 운동을 벌인 지 3년이 돼가는 가운데 현직 성장이 낙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그동안 기율위를 통해 부정부패 혐의로 고위 정치인과 군 장성 등을 솎아냈다. 낙마한 이들 가운데 쑤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지방정부 수준에서 반부패 운동 초점은 주로 성장 밑의 관료에 맞춰져 왔다. 또 부패 혐의를 받는 성장이 있다면 종종 이들이 은퇴한 뒤에야 조사가 이뤄졌다. 다만 성장이 중국 내 한 성을 대표하는 지도자이긴 하지만 직급은 당서기보다 아래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쑤 성장의 낙마는 그가 속해 있는 중국 정치 파벌인 ‘석유방’과 관련 있다고 외교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석유방’은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 등 중국 대형 국영석유기업 출신 인맥을 뜻한다. 종종 이들 업체 고위 간부들이 정계로 진출해 정치권 내 커다란 인맥을 형성했다. 시진핑이 집권하기 전 그와 대립각을 세우다 부패 혐의로 현재 징역을 살고 있는 저우유캉 전 중앙정법위원회 서기가 대표적인 ‘석유방’인사다. 쑤수린도 지난 2011년 푸젠성장으로 가기 전 4년여 간 시노펙 회장을 역임했다.
푸젠성장이 될 때만 해도 쑤의 앞날은 탄탄대로인 것처럼 보였다. 대만과 마주하고 있는 푸젠성은 군사적으로 요충지이며 양안의 무역이 발전하면서 같이 급성장했다. 게다가 시진핑도 지난 2001~2002년 2년간 푸젠성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저우융캉과 같은 ‘석유방’ 출신인 쑤 성장도 사정의 칼날을 피하지는 못했다. 앞서 지난 7윌 푸젠성 부성장이던 쉬강이 부패 혐의로 축출되기도 했다. 기율위는 “쉬강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아내가 운영하는 사업체에 부당한 혜택을 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