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알린 샤오미는 20일 60인치 4K UHD TV ‘미TV3’를 공개했다. 지난 7월 48인치 4K ‘미TV2S’를 내놓은 지 3개월만에 화면 크기를 키운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였다. 샤오미는 지난해 3월 49인치 ‘미TV2’를 출시하며 TV 시장에 진출했다.
샤오미의 이번 신제품이 주목받는 것은 성능과 가격경쟁력을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프리미엄급 제품임에도 가격은 TV 디스플레이(4999위안·약 89만원)와 TV 메인보드(999위안·약 18만원)를 더해 약 110만원에 불과하다. 비슷한 사양의 국내 업체 제품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샤오미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5년여만에 자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톱5 스마트폰 업체로 부상한 것을 고려하면, TV 시장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다.
샤오미는 자국 스마트폰 시장 선점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21.7%·판매량 기준)를 유지한 가운데, 중국 업체 화웨이, 샤오미, 레노버가 2위 애플(14.1%)에 이어 3~5위를 휩쓸었다. 중국 시장에서는 이미 샤오미(18%·IHS·매출 기준)와 화웨이(16%)가 선두권으로, 삼성전자(9%)는 5위로 밀려났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TV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올 2분기 글로벌 평판 TV 시장은 삼성전자(28.6%)와 LG전자(14.2%)가 약 절반을 차지했고, 소니(7.3%)와 중국 업체 하이센스(5.5%), TCL(4.9%)이 뒤를 잇고 있다.
중국 평판 TV시장은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저가 제품을 앞세운 스카이워스, 하이센스, TCL, 창홍 등 현지 업체가 상위권을 독식했고, 삼성전자는 5위에 그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한국 진출도 빨라지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달 국내 기업 대상 자사 운영체제 ‘MIUI’ 공개 행사를 갖는 등 국내 진출을 타진하고 있고, 레노버는 스마트폰 ‘팹플러스’를 처음으로 국내 출시했다. 지난 2007년 한국법인을 설립한 화웨이는 지난해 9월 국내 시장에서 정식 스마트폰 판매를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TV의 경우 같은 프리미엄 제품이라도 디스플레이 화질 등에서 여전히 한국과 중국 간 기술 격차가 크다”며 “또 프리미엄 제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국내 업체는 중국과 타깃 고객층이 다르기 때문에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