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저승사자’ 앞세워 ‘좀비기업 정리’ 채찍질한 금융당국

입력 2015-10-2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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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5일간 세 차례 채권 은행 압박… 한계기업 ‘옥석 가리기’

27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 은행장들을 불러 모은 것은 좀비기업(한계기업) 정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은행권을 강하게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 입장에서 금융 개혁의 확실한 어젠다가 없다는 비판을 불식시키고, 좀비기업으로 낭비되는 돈을 회생가능한 기업에 집중해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기업 구조조정의 실행력을 강화하려는 복안인 셈이다.

금융당국이 이러한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칼자루를 금감원에 맡긴 것은 어찌됐든 좀비기업에 대출과 보증을 제공한 시중 은행이 제대로 움직여줘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는 금융당국이 은행 감독기관을 앞세운 일종의 경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금융회사가 단기 수익성에 치중해 구조조정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금감원은 최근 5일간 시중 은행들에 “좀비기업을 제대로 솎아내라”며 세 차례나 요구했다. 금감원이 한 가지 이슈에 대해 여러 형태로 은행권을 압박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기업 신용위험평가 요청에도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미온적은 태도를 보이자 지난 23일 서민금융지원 업무를 총괄하는 조성목 선임국장이 17개 국내 은행 기업 여신 담당 부장들을 호출했다. 이 자리에서 조 국장은 채권 은행의 부족한 기업 구조조정 의지를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금감원은 이번 주 초 시중은행 등에 최대한 엄격한 기준으로 대출 자산 건전성 분류를 하라고 공문을 보냈고, 이번에는 진 원장이 직접 나서 은행장들에게 좀비기업 구조조정을 독려했다.

진 원장은 이날 은행장 간담회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한계기업의 원활한 구조조정을 하고, 은행에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선제적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한계기업 옥석 가리기’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연내 좀비기업 정리를 완료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양현근 금감원 부원장보는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려고 한다”고 속도감 있는 기업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한편, 채권 은행이 진행 중인 중소기업 정기 신용위험평가는 다음 달 초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연내 완료를 목표로 최근 시작한 대기업 수시 신용위험평가는 예상보다 일찍 끝날 가능성이 크다.

채권 은행은 이들 기업을 4개 등급(A~D)으로 분류해 C등급은 워크아웃, D등급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유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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