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데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매년 요일에 상관없이 10월 31일 저녁이 되면 미국 전역은 불켜진 ‘잭오랜턴’과 해괴한 괴물 분장을 한 사람들로 넘쳐난다.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의 영향으로 미국뿐 아니라 유럽,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핼러윈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핼러윈 축제의 열기가 전 세계에서 한껏 고조되고 있다.
◇올해 핼러윈데이 미국 소비액 69억 달러 = 전미소매협회(NRF)가 지난 9월 1일부터 일주일간 67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국 소비자가 올해 핼러윈데이에 지출하는 돈은 총 69억 달러(약 7조821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1인당 소비액이 74.34달러라는 이야기다. 이는 지난해 75억 달러에서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1인당 핼러윈 소비액은 77.52달러였다. 설문조사 응답자 80%가 “경기불황으로 지출을 줄인다”고 밝혔다. 올해에는 미국인 1억5700만명이 핼러윈 데이에 참여할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3명 중 1명은 핼러윈 데이를 챙기는 셈이다. 핼러윈 데이에는 어린아이들이 유령이나 귀신 복장을 하고 잭오랜턴을 밝혀둔 이웃집을 방문해 사탕을 받는 이른바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이라는 풍습이 있다. 이 풍습을 위해 미국인 10명 중 9명이 사탕을 구매, 이들이 사탕 구매에 쓰는 돈은 무려 21억 달러로 추산된다. 귀신 분장 등 코스튬에 쓰는 돈은 25억 달러로 전망된다.
◇“애들은 가라” 아이들 축제에서 밀레니얼 세대 축제로 변모 = 미국인들이 처음부터 핼러윈 데이에 이렇게 큰 돈을 지출한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10년 사이에 핼러윈 데이 분위기나 규모가 크게 바뀌었다고 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한때 어린이들의 축제 정도로 취급됐던 핼러윈 데이가 소비 규모 면에서 미국의 주요 명절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공이 컸다는 분석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1년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신세대를 뜻한다. 사회 진출로 구매력이 커진 밀레니얼 세대들이 어린 시절 추억을 자극하는 코스튬과 장식품을 사기 위해 핼러윈 시즌에 지갑을 활짝 연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성인 코스튬의 전체 지출 비용은 12억 달러. 이에 비해 어린이 코스튬 구입 비용은 9억5000만 달러에 그친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핼러윈 복장 문화에 더 열광한다는 이야기다. 기업들도 핼러윈 특수를 놓치지 않으려고 각종 이벤트나 프로모션 등 필사의 노력을 한다. 이벤트 용품 판매업체인 ‘스피릿 핼러윈’은 매년 핼러윈 시즌에 맞춰 미국 전역에 1150여개의 임시매장을 운영한다. 트리샤 롬바르도 스피릿 핼러윈 대변인은 “핼러윈 데이는 이제 더 이상 어린이들이 ‘트릭 오어 트릿’을 하는 날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밀레니얼 세대의 81%가 핼러윈 데이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핼러윈은 SNS를 타고… “미국을 넘어 세계로” = 최근 핼러윈을 즐기는 분위기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웃국가 캐나다는 물론 유럽,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에서도 핼러윈을 기념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LAT는 핼러윈 데이 붐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요인으로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꼽았다. 전 세계인들이 SNS를 통해 핼러윈의 독특한 문화를 접하게 되고 따라하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핼러윈 데이가 되면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은 독특하고 다양한 핼러윈 코스튬을 입은 사람들의 셀카나 동영상으로 도배된다. 제프 그린 소매업 컨설턴트는 “SNS를 통한 핼러윈 효과는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핼러윈 데이의 소비 성장은 소셜미디어의 성장세를 반영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핼러윈은 이제 사회적 명절에 더 가까워졌다”면서 “여기서 사회적이란 사람들이 주변인들과 함께 핼러윈을 즐기는 것뿐 아니라 그 순간을 전 세계로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