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주요 인사들이 ‘매파’와 ‘비둘기파’로 갈려 기준금리 인상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스탠리 피셔 부의장,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 연준 주요 인사들은 12일(현지시간) 공식석상에 총출동해 통화정책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이들은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매파’적인 의견이 우세했다는 평가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연준이 개최한 정책 컨퍼런스 환영사에서 “금융위기 이후 도입한 금융 규제와 새 정책수단들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위기를 통해 드러난 세계 경제와의 복잡한 연계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의 발언이 2008년 12월 이후 지금까지 유지된 초저금리 정책 재검토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는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하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인상을 위한 조건들이 조만간 충족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연설의 상당 부분을 금리인상 이후 연준이 신중하게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데 할애했다.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워싱턴에서 케이토인스티튜트 주최로 별도로 열린 통화정책 포럼에서 “나는 연준이 제로(0)에 가까운 금리 시대를 끝내야 한다는 점을 계속 옹호해 왔다”며 “연준의 목표들은 이미 충족됐다”고 강조했다.
‘비둘기파’인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시카고 강연에서 점진적인 금리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연준 통화정책 목표인 고용과 물가에 대해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지만 완전히 도달하지는 않았다”고 넌지시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 마지막 연설자로 나선 피셔 부의장은 연준 컨퍼런스에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12월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한편 IMF는 이날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과 정책변화’보고서에서 “연준의 첫 금리인상은 고용시장의 지속적인 호조와 더불어 미국 물가상승률이 연준 중기 물가 안정목표인 2%로 향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를 보고나서 이뤄져야 한다”며 훈수를 뒀다. 이어 “금리인상으로 금융시장에 급격한 변동이 오고 신흥시장 자금 이동 방향이 바뀔 수 있다”며 “연준은 계속 자료에 바탕을 두고 금리를 결정해야 하며 효과적인 의사소통도 필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