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방안을 두고 금융당국과 해당 부처 간의 미묘한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한국경제에 부담이 되는 부실기업을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구조조정과 관련된 주무부처들은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해운업의 경우 해양수산부는 업계 1위와 2위 기업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간의 합병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조선업의 경우 대우조선 정상화가 주요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는 구조조정의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설비와 인력 부분에 대한 영향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난 11일 발표한 ‘2015년 3분기 조선해운시황 및 전망’자료를 보면 국내 조선업의 3분기 누적 수주액이 전년동기 대비 19.4% 감소한 약 190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전체 수주액이 전년과 비교해 약 27%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국내 해운업체들의 상황은 마찬가지다. 매각 및 합병 논란에 휩싸인 현대상선은 2012년 5100억 원, 2013년 3630억 원, 지난해 2350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으며 부채규모가 6조 원대에 이른다. 업계 1위인 한진해운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뒤 지난해 8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산업통산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 부처 차관급이 참여한 구조조정 범정부협의체에서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을 인위적으로 합병시키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강력히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운용하는 노선과 배의 크기, 종류 등이 유사해 합병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우리나라 선사들이 주로 경쟁하는 일본과 대만도 복수의 국적 해운사를 운영 중에 있는데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업 부분 구조조정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 개선이 가장 큰 화두인 가운데 중소 조선사의 구조조정도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선업종은 대우조선의 재무개선(정상화)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며“전 세계 수급상황과 조선업 경쟁력이 어떤지에 대한 전망이 업황 보고서에 담길 예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선업 분야의 참여회사를 줄이는 등 중복되는 부분을 줄여야 한다고 보지만 설비와 인력 부분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어 “대형 조선사들이 해외 생산시설 기반을 국내로 돌린다고 하면 충분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며“대형 조선사들이 국내로 눈을 돌리기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