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법원 출석 자제’에도 현직 의원들 방문
무죄 선고에 눈시울…의원들 부둥켜 안아
서초동 앞에선 3000여명 맞불 집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으로 두 번째 사법 리스크를 맞닥뜨린 25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현장에는 이 대표의 지지자들과 반대 시민들이 폴리스라인을 두고 정면으로 대치했다.
1심 선고 시간을 한 시간 여를 앞두고 이 대표가 입장할 중앙지법 서관 입구 양 옆으로 폴리스라인 방어벽이 쳐졌다. 왼쪽에는 이 대표 지지자 수십여명이, 오른쪽엔 반대 시민들이 각각 결집했다.
양측은 상대를 향해 “이재명을 당장 구속하라”, “이재명은 억울하다”라며 목청을 높였다. 왼쪽편 지지자들은 파란색 모자나 스웨터, 목도리 등 둘렀다. 오른편 반대 시민들은 빨간색 옷을 입은 모습이 눈에 띄였다. 긴 장대에 핸드폰을 매달고 영상을 찍는 사람들이 현장 상황을 실시간 중계하는 모습도 보였다.
민주당 소속 현직 의원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의원들은 법원 출석을 자제해달라는 이 대표의 요청에도 70여명 가까이 현장에 모여 들었다. 오후 1시 36분쯤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최고위원들도 현장에 나타났다. 의원들은 대화를 나누며 간간히 옅은 미소를 띠었지만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50분께 검정색 차량을 타고 판결이 예정된 법원 서관 앞에 도착했다. 차량에 문이 열리고 이 대표의 모습이 드러나자 지지자들은 일제히 “이재명”을 외치며 목소리를 키웠다. 이 대표는 민주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서관으로 입장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우린 이재명과 하나다”, “민주당은 이재명과 함께하라”, "어떻게 5개 재판을 감당하냐”, "법과 양심으로 판결하라” 등의 구호를 연신 외쳤다.
오후 2시 36분경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위증교사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대표는 2019년 경기도지사 시절 검사 사칭 관련 허위 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무죄를 받기 위해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씨에 거짓 증언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1심에서 무죄를 받게 됐다. 위증교사 정범으로 재판에 넘겨진 고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 출신 김진성 씨에 대해선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이 대표는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죽이는 정치보다 사람을 살리는 정치를 하자. 정치가 서로 죽이고 밟는 게 아니라 서로 공존하고 함께 가는 그런 정치면 좋겠다”며 “진실과 정의를 되찾아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 과정이 참 어렵고 길긴 하지만 제가 겪는 어려움이야 큰 바닷속의 좁쌀 한 개에 불과하지 않겠나”라고 소감을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 및 소속 의원들은 이 대표의 무죄 소식에 부둥켜 안고 자축했다. 정청래 의원과 한민수 의원 등은 지지자들을 향해 밝게 웃으며 손을 치켜들었다. 일부 의원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숨죽이며 선고를 기다리던 지지자들은 이 대표의 무죄 소식을 서로 공유하며 ‘이재명’을 연호하는 목소리를 점차 키웠다. 지지자들은 손을 들고 펄쩍 뛰면서 환호했다. 일부 지지자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날 법원 인근 서초역 대로변과 법원 앞 도로에는 각각 이 대표의 지지자들과 반대 시민들이 결집해 집회를 열었다. 집회를 신고한 이 대표 지지 단체 2000명, 보수 단체 1500명 가량 등 총 3500명 가량이 맞불 집회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