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수 십명의 사망자를 낸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가 국내 비둘기에서 검출됐다.
13일 국립환경과학원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부산과 경북 문경에서 잡힌 비둘기 각각 4마리, 경기 파주에서 잡힌 비둘기 3마리 등 총 11마리에서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의 항체가 발견됐다.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는 모기가 감염된 조류의 혈액을 빨아 먹고 인간에게 전파하는 것으로 증상은 독감과 비슷하다.
건강한 사람은 그냥 넘어가는 게 대부분이지만, 어린이와 노약자는 3∼14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심한 두통과 고열을 동반해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당뇨병과 고혈압을 앓고 있는 노인에게는 치명적이다.
주로 조류와 모기가 전파하며 아직 치료제와 예방백신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 보건국에 따르면 올들어 10월 말까지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환자 수는 모두 28명으로 집계됐다. 또 주 내 인구가 밀집된 로스앤젤레스(LA)·오렌지·벤투라를 포함해 총 30개 카운티에서 517명의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
미국에서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가 급증한 것은 4년째 이어지는 극심한 가뭄 속에 물이 부족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모기들이 주거지로 대거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는 2012년 국외에서 감염돼 유입된 환자가 1명 있었던 것 외에는 발생 사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