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16~20일) 뉴욕증시의 향배는 국제유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위원들의 ‘입’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뉴욕 증시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내달 인상될 것이란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중국발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 등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하락세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지난 주 3.6% 떨어지면서 9월4일 이후 주간 최대 낙폭을 기록, 200일 이동 평균선이 무너졌다. 다우지수는 한 주간 3.7%가 빠졌고, 나스닥지수 역시 4.3% 떨어지며 지난 8월 21일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세계 경기의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유럽증시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뉴욕증시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배럴당 40.74달러로 한 주 동안 8%가 내리면서 지난 8월26일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이번 주에도 국제유가는 세계 금융시장의 주요 재료가 될 전망이다. 배럴당 40달러선을 코앞에 두고 지난 8월21일 기록했던 37.75달러 선 지지 여부가 중요하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붕괴는 이전부터 우려 대상이었던 '하이일드(고금리) 채권시장'을 요동치게 해 세계 금융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 하이일드 채권의 주된 발행자인 에너지 관련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로 추정되는 범인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벌인 동시다발 테러가 원유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봐야 한다. 러시아 여객기 추락 등으로 고조된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을 더 키울 수 있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애널리스트는 "프랑스에서 벌어진 공격이 IS나 알카에다와 연관이 있다면 유가가 이번 사태에 반응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번 주에는 연준 위원 8명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지난 8월 선임된 골드만삭스 부회장과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출신의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신임 총재가 처음으로 연설에 나선다. 그가 연준과 시장 사이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 지 주목된다.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소비자물가지수(CPI)도 관전 포인트다. 지난 13일 발표된 10월 소매판매는 예상을 밑도는 성장세를 기록했고, 생산자 물가 지수(PPI)는 예상 외로 떨어졌다.
내달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일부 지표는 고르지 못하지만 고용지표는 계속 호조를 보여 금융당국의 금리인상 방침에 자신감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16일에는 뉴욕 연방준비은행 제조업 경기 지수가, 17일에는 산업생산, 19일에는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체감 지수 등이 발표된다. 이들 지수는 모두 종전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통업계의 실적도 주목된다. 지난주 메이시와 노드스트롬 등의 소매업체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개인소비가 기대만큼 강하지 않아 연말 특수가 실종될 것이라는 경계감으로 이어지면서 소매기업에 대한 매도세가 유입됐다. 이번주에는 월마트와 홈디포(17일), 타깃과 로우스(18일), 베스트바이(19일)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