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0년까지 연 6%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포부가 지나치게 야무졌던 것인가.
시진핑 지도부가 지난달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결정한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과 관련한 제13차 5개년(2016~2020년, 13·5규획) 계획’에 찬물을 끼얹는 보고서가 나왔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루치르 샤르마 신흥시장 책임자는 중국 지도부가 국내총생산(GDP)을 2010년의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건 점에 주목, “노동력이 감소하는 가운데 6%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한 나라는 최근 반세기동안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에 따르면 GDP를 두 배로 늘리려면 적어도 연간 6.5%의 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의 노동 연령 인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경제성장률은 4~5%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역사적 사실을 감안하면 중국이 6%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확률은 원칙적으로 제로(0)라는 이야기다.
중국은 지난달 5중전회에서 인구 억제 정책인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전면적 2자녀 정책’을 채택했다. 중국의 모든 부부에게 두 명의 자녀를 낳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것이다. 당국의 이같은 인구정책 전환은 자국 경제를 떠받쳐왔던 풍부한 노동이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줄면서 잠재적 경쟁력이 저하되는 데다 고령 인구에 대한 사회보장비용이 늘어 재정에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말 기준 중국 전체 인구는 13억6800만 명이다. 이 중 노동인구(16~60세)는 9억1583명으로 전년 대비 371만명 줄었다. 노동인구는 지난 2012년부터 3년 연속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고령인구(60세 이상)는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령인구는 2억1242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5.5%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14.9%)보다 0.6%p 늘어난 수준. 전문가들은 중국의 고령인구 규모가 5년 뒤에는 2억50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노동 가능 인구가 지난해 적어도 20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유엔은 향후 10 년간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며 한 자녀 정책의 폐해라고 지적했다.
샤르마는 “중국의 인구 정책 변화를 환영한다”고 하면서도 “인구 동태의 트렌드를 무시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노동자 감소세를 충분히 보충할 만큼 생산성이 향상될 가능성은 낮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한편 샤르마는 중국 증시에 대해선 장기적으로 비관적이라고 했다. 지난 50년간 200개국의 성장 궤도를 분석한 결과에 근거한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