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가 26일(현지시간)로 출범한 지 25주년을 맞았다. 1990년 상하이증권거래소 설립을 시작으로 문을 연 중국증시는 급속도의 성장으로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줬지만 동시에 롤러코스터처럼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많은 투자자를 울고 웃게 만들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증권거래소 설립 이후 25년간의 투자수익률이 3548%(배당 제외)에 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같은 기간 MSCI신흥시장지수 수익률이 348%, 뉴욕증시 S&P500지수 수익률이 533%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킹어 라우 골드만삭스 중국 주식 투자전략가는 “1990년대 출범 이후 상하이 A주 시장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상황은 사실 그렇게 나쁘지 않다”며 “내가 좀 관대한 경향이 있겠지만 중국증시는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낙관했다.
마크 모비어스 템플턴이머징마켓그룹 회장도 장기적으로 중국증시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증시 발전은 이례적일 정도의 초고속 경제 성장에서 비롯됐다. 고령화의 가속화 등으로 이런 빠른 경제 성장세는 앞으로 재연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중국증시가 앞으로도 오름세를 지속하려면 정부가 국영기업 효율성 제고, 소비 주도의 경제성장 등 개혁을 이어나가야 한다. 모비어스 회장은 “중국 정부가 그런 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쉽지는 않겠지만 그들은 확실히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이런 전환을 목격하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나친 변동성과 고평가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국증시는 25년간 주가가 급격히 치솟았다가 이후 상당 기간 침체에 빠지는 등 부침을 거듭했다. 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중국증시는 1990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강세장과 약세장을 55번 넘나들었다. 이는 같은 기간 S&P500지수보다 여섯 배 이상 많은 것이다. 올해도 상하이지수가 상반기에 60% 뛰었다가 여름에 연일 급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자 유치에 실패한 것이 중국증시에서 버블 형성과 붕괴가 자주 일어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중국증시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은 80% 이상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의 잦은 개입과 자유로운 거래가 제한된 점을 진출의 가장 큰 장애물로 꼽고 있다.
중국 중소기업과 기술기업 주가를 종합한 차이넥스트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1배로, 미국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보다 네 배나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