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각 국가관에서 만난 정부ㆍ비정부기구(NGO) 관계자들은 선진국의 역사적 책임과 178개국이 제출한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에 대해 이견을 보여 신 기후체제 출범을 알리는 ‘파리 의정서’ 채택까지 험난한 갈등을 예고했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 인도네시아, 군소도서국연합(AOSIS) 등 10여개국이 각 국의 온실가스 저감기술ㆍ활동을 전시한 국가관에도 사람들이 붐볐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맏형 역할을 자임한 중국관에는 서구 언론을 포함한 취재열기가 뜨거워 중국의 달라진 위상을 여실히 보여줬다.
인도 시민사회단체(CASA)의 디네쉬 찬드라 비아스씨는 “150여개 국이 넘는 각 국의 정상들이 모여 촉구한 만큼 이번 파리 총회에서는 합의안이 도출될 것”이라면서도 “역사적 책임이 있는 선진국들이 온실가스 감축에 있어 더 많은 의무를 져야 한다”고 말했다. 누적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금까지 3%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책임이 덜하다는 것이다.
북아메리카 카리브해에 위치한 도서국가 세인트루시아의 지속가능한 에너지ㆍ과학ㆍ기술개발부의 제임스 플레처 박사도 “전 세계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파리 합의문 채택 가능성은 밝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INDC와 관련해 “INDC에 국제법적 구속력을 부여하지 않겠다는 것은 약속만 하고 지키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INDC에 강제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 해수면 상승으로 생존에 위협을 느끼는 도서국가들의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EU, AOSIS 등은 INDC 자체에 국제적 구속력을 부여해 세계 각국이 반드시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반면 한국, 미국, 중국 등은 국제적 구속력 대신 국내법을 마련해 INDC 이행을 독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만을 규정해 글로벌 배출량의 20% 미만을 관리했던 교토의정서와 달리, 현재까지 INDC를 제출한 국가들의 총 배출량은 글로벌 배출량의 94%에 달한다.
최재철 외교부 기후변화대사는 “국제적 구속력을 부과하면 향후 국가들이 달성할 수 있을 만큼만 INDC를 제출하는 등 국가 참여가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