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티콘의 진화]中소황제 사로잡은 ‘뽀통령’… 라바·로보카 폴리도 빅히트

입력 2015-12-07 10:08 수정 2015-12-0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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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뻗는 토종애니 산업…中테마파크 입장료 비싸도 북적북적

국내 토종 캐릭터의 선구자로 꼽히는 뽀로로와 그 뒤를 이은 라바, ‘로보카 폴리’ 등이 세계를 무대로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지난 10월 말 인구 억제정책인 ‘한 자녀 정책’을 폐지, 신생아 출산이 증가하게 되면 중장기적으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판단 아래 국내 캐릭터업체들은 중국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외서 폭풍적 인기…이제 중국 시장까지 넘본다 =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캐릭터 라바 제작회사인 투바앤은 최근 중국 업체와 현지 진출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라바는 노란색(캐릭터명 옐로)과 빨간색(레드)의 두 마리 애벌레 이야기를 담은 인기 애니메이션으로, 지난 2009년 처음 출시돼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방영되고 있는 국내 대표 캐릭터다.

두 애벌레를 중심으로 코믹하게 스토리라인을 그려낸 점이 주효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라바는 아직 중국에서 사업이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이 캐릭터의 가짜 제품들이 제조·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심지어 라바 캐릭터 전체가 중국으로 넘어간다는 소문까지 돌기도 했다.

이 같은 라바의 흥행몰이는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투바앤의 지난해 매출액(이하 개별 기준)은 76억6250만원으로 전년 대비 43%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억9440만원으로 205% 급증했으며, 당기순이익은 3억6206만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이와 함께 국내 캐릭터 최강자로 단연 꼽히고 있는 뽀로로는 현재 139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경제 효과만 6조원에 육박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국에 테마파크가 개설되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뽀로로 제작사인 아이코닉스는 지난해 5월과 10월 각각 베이징(北京)과 충칭(重慶)에 뽀로로 테마파크를 열었다. 중국 내 뽀로로 테마파크 입장료는 1인당 198위안(약 3만4000원)으로 국내(1만6000원)보다 2배 이상 비쌌음에도, 하루 평균 1000명 이상의 입장객이 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테마파크 운영 외에 중국 내 극장판 개봉까지 이어지면서 뽀로로의 인지도가 치솟았다.

덕분에 아이코닉스 실적도 크게 좋아졌다. 아이코닉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371억7923만원으로 전년보다 18%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억4647만원으로 0.1% 소폭 늘었다.

또 아이코닉스는 국내에서 라이선스 파트너사 150여 곳을 통해 문구·의류·잡화 등 약 2200종의 뽀로로 관련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렇게 얻은 라이선스 매출은 지난해 197억80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2배가 넘는다.

아울러 애니메이션 ‘마스크 마스터즈’를 제작한 ‘더블유 바바’와 로보카 폴리를 제작한 로이비쥬얼 등은 중국 CCTV 산하 CCTV14 키즈채널에 진출했다. 1억명 이상의 어린이 시청자를 가진 CCTV14에 진출, 중국 내 인지도가 엄청나게 높아지면서 이후 상품화 사업도 쉽게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국 캐릭터 산업의 시초는?…1983년 탄생한 둘리 = 그렇다면 이처럼 해외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국내 토종 캐릭터의 시초는 무엇일까. 바로 지난 1983년 탄생한 애니메이션 캐릭터 ‘아기공룡 둘리’다.

불과 30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에는 산업화할 만한 캐릭터가 거의 없었고, 당시 국내 캐릭터 시장은 미국과 일본이 양분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1980년대 초 제작된 김수정 작가의 만화 아기공룡 둘리가 큰 인기를 끌면서 완구와 문구 나아가 전자제품에서까지 둘리 캐릭터를 활용, 국내 캐릭터 산업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캐릭터 산업에서 그동안 후발주자였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캐릭터 산업에서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특히 창작 애니메이션과 게임 산업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캐릭터 산업은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며 “애니메이션과 게임의 성공이 캐릭터 상품과 관련 분야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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