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 핵심인력 장기재직 지원사업인 ‘내일채움공제’를 적극 내세우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단기간에 가입자 1만명을 돌파했다며, 이를 기념하는 행사도 17일 열기로 했다. 정책 수요자들이 이같이 적극 호응해주는 정부 사업은 흔치 않기에 중기청도 들뜬 분위기다.
오랜만에 중소기업들이 호응하는 정부 정책이 나왔다는 점에 대해선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내일채움공제의 호응이 좋은 만큼, 국내 중소기업들의 인력난도 그만큼 심각하다는 얘기로 비치기 때문이다. 인재 유치와 잦은 인력 유출 등으로 한숨 쉬는 중소기업들의 고민이 투영된 셈이다.
중소기업들의 속앓이도 문제이지만, 청춘 인력들의 고민은 더 크다. 젊은 인력들이 중소기업을 떠나 대기업으로 가는 이유엔 열악한 처우와 복지 등의 영향이 큰 몫을 차지한다. 중소기업이 아닌, 대기업만 바라보는 인력들을 마냥 탓할 수 없다는 소리다.
실제 중기청의 내일채움공제 현황자료(지난달 29일 기준)를 보면, 공제에 가입한 중소기업 핵심인력들의 연봉 수준은 3500만원에 불과했다. 단순 인력이 아닌, 기업의 핵심인력임에도 대기업 대졸 초봉과 비슷한 수준이다. 내일채움공제 가입 핵심인력들이 대졸 출신에 평균 재직 연수가 4년임을 감안하면, 오히려 낮은 처우를 받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구인과 구직은 함께 가야 한다. 중간에서 정부가 이 같은 인력 미스매칭을 중재하는 것도 일부 효과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우선적으로 인력에 투자하는 중소기업들의 기본 인식이 성숙해져야 가능한 일이다.
내일채움공제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들이 인재에 대해 ‘돈’을 투자하기 시작했다는 건 환영할 일이다. 과거 내일채움공제와 유사하게 운영됐던 ‘희망엔지니어적금’ 사업 초기, 기업들의 호응이 미진했던 것과 비교하면 기업들의 인식도 많이 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일채움공제가 성공한 정부 사업으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 CEO들의 인식을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로 발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