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2월 22일 左顧右眄(좌고우면) 좌우를 살피며 결단을 못 내린다

입력 2015-12-22 11:0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왼쪽을 돌아보고 오른쪽을 곁눈질한다. 어떤 일에 닥쳐 앞뒤를 재고 결단을 망설이는 것을 좌고우면(左顧右眄)이라고 한다. 조조의 3남 조식(曹植)이 권신 오질(吳質)에게 보낸 편지에서 유래된 말이다. 眄은 ‘곁눈질할 면’ 자다.

일곱 걸음 이내에 시를 지어 칠보시(七步詩)로 유명한 조식은 어려서부터 시재가 뛰어났다. 남북조(南北朝) 시대에 남조(南朝)의 송(宋)나라 시인 사령운(謝靈運)은 “천하의 재주를 열 말이라고 한다면 조식이 여덟 말을 차지한다. 한 말은 내가 갖고, 나머지 한 말은 천하 사람들이 나누어 가지고 있다”고 평했다.

그런 조식이 오질에게 보낸 편지 ‘여오계중서(與吳季重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계중은 오질의 자(字)다. “술잔에 가득한 술이 앞에서 넘실거리고, 퉁소와 피리가 뒤에서 연주하면 그대는 독수리처럼 비상하여 봉황이 탄복하고 호랑이가 응시할 것이니 한 고조의 명신 소하(蕭何)나 조참(曹參)도 그대의 짝이 될 수 없고, 한 무제의 명장 위청(衛靑)과 곽거병(霍去病)도 그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왼쪽을 돌아보고 오른쪽을 살펴보아도 사람이 없는 것 같다 할 것이니 어찌 그대의 장한 뜻이 아니겠습니까?”[左顧右眄 謂若無人 豈非吾子壯志哉]

이처럼 좌고우면은 원래 좌우를 살펴보며 자신만만해 하는 모습을 형용하는 말이었는데, 점차 좋지 않은 뜻으로 쓰이게 됐다. 오질은 아주 오만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위(魏)나라에서 진위장군(震威將軍)을 지냈고 열후(列侯)에 봉해졌다.

좌고우면은 좌우고면(左右顧眄) 우반좌고(右盼左顧) 좌우고시(左右顧視) 좌면우고(左眄右顧)라고도 한다. 최근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의원의 혁신 전당대회 제안을 거부하면서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부모-자녀 한 동네 사는 실버타운 만든다더니…오세훈표 '골드빌리지' 무산
  • 오늘은 '소설' 본격적인 겨울 준비 시작…소설 뜻은?
  • 총파업 앞둔 철도노조·지하철노조…오늘도 태업 계속 '열차 지연'
  • 유병재, 열애설 상대는 '러브캐처4' 이유정?…소속사 측 "사생활이라 확인 불가"
  • "아이 계정 삭제됐어요"…인스타그램의 강력 규제, '진짜 목표'는 따로 있다? [이슈크래커]
  • 근무시간에 유튜브 보고 은행가고…직장인 10명 중 6명 '조용한 휴가' 경험 [데이터클립]
  • 고양 소노 감독 폭행 사건…'사상 초유' KBL에 징계 맡겼다
  • '남녀공학 논의 중단' 동덕여대-총학 합의…보상 문제는?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10:15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500,000
    • +2.33%
    • 이더리움
    • 4,659,000
    • +6.78%
    • 비트코인 캐시
    • 686,000
    • +8.98%
    • 리플
    • 1,849
    • +17.77%
    • 솔라나
    • 358,300
    • +6.7%
    • 에이다
    • 1,179
    • +4.61%
    • 이오스
    • 941
    • +6.33%
    • 트론
    • 278
    • +0%
    • 스텔라루멘
    • 396
    • +15.45%
    • 비트코인에스브이
    • 95,250
    • -3.79%
    • 체인링크
    • 20,870
    • +2.81%
    • 샌드박스
    • 485
    • +2.7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