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기업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기업에 대한 금융권의 신용공여액이 총 19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금융감독원은 3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5년도 대기업 수시 신용위험평가 결과 및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양현근 금감원 부원장보는 “약 두 달간 진행된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 총 19개사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된 19개사에 대한 금융권 신용공여액은 총 1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이 12조2500억원으로 가장 많으며, 보험과 여신전문회사, 저축은행, 증권 등이 각각 800억원, 1000억원, 100억원, 20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상반기 C·D 등급을 받은 35개사에 대한 신용공여액 7조1000억원을 포함하면 올 한해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대한 금융권의 신용공여액은 약 20조원에 이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하반기에 수시평가로 진행된 C·D 등급에 대한 신용공여액의 규모가 큰 이유는 일부 기업이 대규모 여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금감원 측은 설명했다.
금융권이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대손충당금은 약 1조5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양 부원장보는 “금융권의 손실흡수 여력 등을 감안하면 금융회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된 19개사에 대한 은행권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기존 1.41%에서 1.98%로 0.57%p 뛰어오르게 된다.
충당금 추가 적립으로 인한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은 소폭 감소한다. 은행의 BIS비율은 기존 13.99%에서 13.89%로 0.10% 감소하며, 저축은행의 경우 14.33%에서 14.31%로 0.02%로 줄어들게 된다.
대부분의 충당금 적립 규모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 쏠려 있어 이들 은행의 BIS비율 등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은의 경우 지난 9월말 기준 BIS비율은 9.44%로, 국내은행 중 유일하게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양 부원장보는 “은행별 충당금으로 살펴보면 산은과 수은 등 일부 특수은행 위주로 많이 몰려 있다”면서 “아직까지 이들 은행에 여력이 있다고 본다. 은행 나름대로 자본확충을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