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인접한 중국 동북 지방의 상당수 도시에서 30일(현지시간) ‘심각한 수준’의 스모그가 또 발생했다. 이 심각한 수준의 스모그는 강한 서북풍의 영향으로 31일 한반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환경당국은 30일 오전 9시30분 헤이룽장성 하얼빈시의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가 457㎍/㎥까지 올라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하루 평균 25㎍/㎥)의 18.3배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날 동북지방에서 PM 2.5 농도 300㎍/㎥ 이상을 기록한 곳은 지린성 창춘시(335㎍/㎥), 지린시(257㎍/㎥) 등이었다.
환경당국은 특히 하얼빈, 창춘, 지린 등 3개 도시의 스모그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고, 랴오닝성의 선양과 안산이 각각 237㎍/㎥, 잉커우 211㎍/㎥, 헤이룽장성 치치하얼 247㎍/㎥ 등 상당수 지역에서 심각한 수준 이상의 스모그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반면 전날 WHO 기준 20배가 넘는 스모그를 기록한 베이징은 바람의 영향으로 스모그가 분산되면서 같은 시간 69㎍/㎥, 허베이성 스자좡은 91㎍/㎥은 양호한 상태를 보였다. 그러나 인근지역인 톈진은 PM 2.5 농도 332㎍/㎥를 기록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중국 기상대는 이날 오전 6시를 기점으로 남부, 산둥 대부분 지역 등에 스모그 황색경보를 내리고 “30일 동북 랴오닝 등지에 발생한 스모그는 강한 서북풍(1급)을 타고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옅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31일부터 화북지역 등에서 또다시 비교적 강한 농도의 스모그 발생할 예정이니 개인위생 등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과 지난 9월 항일전쟁 승전 기념식 기간 공장 가동이 중단된 것에 따라 기업들이 생산 손실을 만회하고자 공장 가동을 늘린 것이 중국 수도권 스모그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투자은행 노스스퀘어블루오크(NSBO)의 프랭크 탕 이코노미스트는 “11월 중국 내 철강 수요가 2.2% 감소했다. 그러나 허베이성 철강 생산량은 15.7% 급증해 2012년 이후 최대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열병식 블루(열병식을 계기로 한 맑은 하늘)’등을 위해 줄인 생산을 만회하고자 국유 철강 생산업체들이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생산량 확대에만 매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