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2016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경제성장이 계속해서 실망스런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30일(현지시간)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에 기고한 글에서 “내년 경제성장은 실망스럽고 고르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경고하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둔화, 세계무역 증가세 후퇴 등이 글로벌 경제성장 전망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저유가에 따른 산유국 충격과 여러 국가가 직면한 재정시스템 취약 등도 리스크로 꼽았다.
IMF는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3.6%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은 내년 성장률이 이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는 “이달 미국의 9년여 만에 첫 금리인상에 따른 파급효과로 신흥국들의 신용상황이 빡빡해지고 부채상환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동안 달러 표시 회사채를 많이 발행했던 기업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결정으로 특히 더 큰 리스크에 놓이게 됐다. 라가르드는 “기업들의 대량 디폴트(채무불이행)가 금융시스템과 정부 재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IMF는 신흥국 기업들이 지난 10년간 3조 달러(약 3516조원) 이상의 부채를 쌓아올렸으며 이는 2004년에 비해 네 배 늘어난 것이라고 추산했다. IMF가 지난 10월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는 “금리 정상화 실패나 시장상황 악화로 앞으로 2년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3%가 증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런 리스크를 억제하려면 선진국들이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중기적인 측면에서도 세계 경제성장 전망은 결코 밝지 않다고 그는 역설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중기 전망을 위협하는 불안 요소로 낮은 생산성과 고령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