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업계는 지난해 국내에서만 사상 최대 규모인 150개의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신규 오픈했다. 특히 수입차 판매 전시장은 지난해 9월 기준으로 73개가 새로 오픈하면서 누적 기준(392개)으로 현대자동차 전시장(820개)의 절반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가 통상 4분기에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오픈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 기준으로는 현대차 전시장 규모의 50%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 강북구 미아동 등 수입차 전시장 거리를 중심으로 현대·기아차의 전시장이 수입차 전시장으로 탈바꿈하는 현상이 눈에 띄었다”며 “수입차 업체들이 새로운 장소를 물색하기보다 관공서의 복잡한 인허가 과정을 생략할 수 있는 현대ㆍ기아차 관련 시설을 인수하는 게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대ㆍ기아차의 내수 판매 부진이 지속하면서 대리점이나 정비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관련 시설을 수입차 업체들에 넘기고 있다는 점도 수입차 판매망 확충에 일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기아차 서비스센터인 오토Q 중부점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477-9번지 부지를 한국토요타의 공식 딜러사인 효성토요타에 넘겼다. 앞서 현대자동차 서비스센터가 있던 서울 용산구 이촌동 212-1번지 부지 역시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에 매각됐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입차 전시장과 서비스센터가 폭증하면서 갈수록 상황이 어려워진 현대ㆍ기아차의 국내 판매가 더욱 위협받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수입차 브랜드의 현대ㆍ기아차의 판매망 위협은 올해도 지속할 전망이다. 수입차 업계는 올해 내수 판매 목표를 지난해 대비 1만5000대 많은 25만5000대로 세웠다. 이를 위해 올해 최대 50여 종의 풀체인지(완전 변경) 또는 부분 변경 모델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반면 현대ㆍ기아차의 올해 내수 판매 목표는 지난해 대비 보수적이다. 올해 내수 판매 목표는 현대차 69만3000대, 기아차 52만5000대로 지난해 성적(현대차 71만4121대, 기아차 52만7500대)에도 미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