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폭설과 한파가 지구촌을 강타한 가운데 미국은 94년 만의 폭설로 인한 경제 손실이 10억 달러(약 1조199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동부를 중심으로 한 역사적인 폭설로 24일(현지시간)까지 적어도 19명이 교통사고나 제설작업 중 사고 등으로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수도 워싱턴과 뉴욕 등 11개 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15만명 이상이 정전 피해를 입었고 항공편 1만 편 이상이 결항되는 등 서민 생활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워싱턴에서는 지난 22일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해 24일까지 워싱턴 각지에서 50cm 이상의 눈이 쌓였고, 근교 댈러스국제공항의 적설량은 약 1m에 달했다. 이는 1922년 이후 94년 만의 최다 적설량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폭설로 지하철 버스 같은 대중교통은 운행을 중단했고 공공 시설이나 슈퍼마켓, 레스토랑 등 많은 영업점들이 문을 닫았다.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이 운행을 중단하면서 브로드웨이 뮤지컬 같은 공연들도 중단됐다.
또한 워싱턴과 뉴욕 등 주요 공항에서 운행 중단이 잇따르면서 22~24일에만 총 1만편의 항공편 결항이 발생했다. 항공편 운항이 정상화하기까지는 수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미국 12개 주에서 방위군 2200여명이 출동해 교통사고나 주민 대피, 화재 등 수습에 나섰는데, 아칸소 주와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는 도로가 얼어 붙으면서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13명이 희생됐다. 뉴욕 주 등에서는 제설작업 도중 4명이 목숨을 잃었고, 버지니아 주에서는 2명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정부 기능도 멈춰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2일 백악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과학자 표창식을 연기해 주말은 공식 일정 없이 보냈다. 정부는 22일 낮부터 마감했다. 25일에 재개할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의 수도 기능이 사실상 마비됨에 따른 경제 손실은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이 이번주 뉴욕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미국에선 이번 최악의 폭설 사태를 표현하기 위해 눈을 뜻하는 ‘스노우(snow)’와 각종 부정적인 단어를 조합한 ‘스노질라(Snowzilla)’, ‘스노마겟돈(Snowmageddon)’, ‘스노포칼립스(Snowpocalypse)’ 등의 합성어가 줄줄이 등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