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유통 라이벌 기업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명동에서 면세점 진검승부를 벌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신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확장 공사와 리뉴얼을 진행하는 등 면세점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이들의 자존심 대결도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1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롯데면세점은 이달 1일부터 백화점 소공점 12~13층 식당가 가운데 12층을 폐쇄하고 기존 식당 구조물 철거에 들어갔다. 철거 공사가 끝나면 이 공간은 6월말까지 롯데면세점으로 꾸며진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매장 면적은 약 1만3400㎡(4054평)에서 확장 후 20% 정도인 2760㎡(835평)가 늘어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6월까지 공사를 마치고 7월부터 개장하는 것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수요에 비해 매장이 좁았던 브랜드들의 매장을 넓혀주고, 젊은 감각의 브랜드들도 다수 새로 입점할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확장과 함께 약 100㎡ 규모의 '여행객 컨시어지(concierge)' 시설과 서비스를 국내 면세점 업체로서는 처음 도입한다. 이 서비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수월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큰 트렁크와 여행가방을 맡아 주는 것으로, 고객 편의는 물론 매장 혼잡 예방까지 고려한 방안이다.
이는 오는 5월 바로 옆 중구 신세계 본점에 들어설 새 면세점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만큼, 확장과 리뉴얼(새단장)을 통해 중국 관광객(유커) 등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로 해석된다.
더욱이 지난해 11월 연 매출 6000억원 규모의 송파구 잠실점(롯데월드타워점) 영업권을 잃은 신 회장은 간판이자 '국내 1위(매출 기준) 시내면세점'인 소공점의 경쟁력을 강화해야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앞서 신세계그룹도 백화점 본점의 5월 시내면세점 개점을 위한 리뉴얼 공사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시내 면세점 대전'에서 처음 특허권을 따낸 신세계는 본점 신관 8층부터 12층까지 5개층을 영업 면적 1만3884㎡(4200여평) 규모의 면세점으로 쓸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개점 첫 해 1조5000억원, 5년간 총 10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 면세점은 길어야 10여분 거리로 동일상권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며 "특히 면세점의 경우 오너들이 애착을 갖고 있는 만큼 이들의 자존심 경쟁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