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방’의 이름을 걸고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셰프가 게스트로 출연하는 방송도 많다. 음식과 정보가 결합한 프로그램은 수십 년 전부터 성행했던 게 사실. 그러나 2012년 방송된 ‘마스터 셰프 코리아’가 큰 화제를 몰고오면서 ‘셰프테이너(Chef+Entertainer)는 이제 대세가 됐다.
‘쿡방’의 인기는 스타 셰프를 탄생시켰다. 강레오를 비롯해 백종원, 이연복, 오세득, 샘 킴, 미카엘, 정창욱, 박준우 등이 셰프테이너로 거듭났다. 홍석천, 김풍 등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셀러브러티도 본래 직업보다 셰프로 인정 받는 분위기다. 셰프들이 인기를 얻자, CF 출연이 쇄도했다. 홈쇼핑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판매하는 음식(제품)도 늘어났다. 이들이 운영하는 음식점을 방문하려면, 수개월 전에 예약해야 원하는 날짜에 식사할 수 있다.
인기만큼이나 셰프테이너를 둘러싼 논란도 잦아지고 있다. SBS ‘백종원의 3대 천왕’을 진행하고 있는 백종원은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았다. 백종원이 운영하는 더본코리아가 탈세 의혹에 휩싸였고,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는 내용인데, 논란 직후 백종원은 일부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탈세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백종원의 부친 백승탁 전 충남 교육감의 성추행 혐의도 그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었다.
미카엘도 셰프 경력 논란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로 여심을 저격한 미카엘은 조선호텔에서 셰프가 아닌 웨이터 보조로 근무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과거 조선호텔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이 그가 셰프가 아닌 웨이터로 근무했다고 증언했지만, 조선호텔이 미카엘의 셰프 경력증명서를 공개하면서 논란은 종식됐다. 그러나 미카엘은 불가리아 레스토랑 운영과 관련해서도 전 회사 대표와 분쟁을 겪고 있어 이래저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세득 셰프도 사기 혐의에 휘말렸다. 최근 오세득 셰프와 레스토랑 법인 전 대표 A씨는 개업 초기부터 4억여원을 투자해온 한의사 박모씨에게 사기 및 횡령 혐의로 피소됐다. 박씨는 “지분의 상당수를 가진 자신도 모르게 오씨가 일방적으로 지난해 3월 레스토랑의 경영권을 팔아치웠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세득 측은 “레스토랑 매각과 관련해 단독으로 권한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 오세득은 주방기구를 사들이면서 일부 지분만 갖고 있으며 실제로는 월급을 받는 직원”이라고 해명했다.
셰프들의 잇따른 구설수는 방송의 신뢰도 하락은 물론이고, 셰프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쉽다. 물론 사실과 다르게 억울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본연의 업무보다 방송 활동에 무게를 둘수록 대중의 실망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스타 셰프의 음식이 먹고 싶어서 방문한 사람들에게 다른 요리사가 해준 음식이 나온다면 어떤 느낌일까. 그들의 방송 활동은 본업에 바탕을 두고 있기에 즐거움을 주는 것 아닐까. 본업과 부업이 바뀌면 세간의 시선은 금세 차가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