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법원, "포털사이트, 수사기관 요청에 고객정보 임의제공 합법" 첫 판결

입력 2016-03-10 13:33 수정 2016-03-24 17:1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소송을 낸 차경윤 씨가 10일 대법원에서 선고 직후 기자회견하고 있다.(연합뉴스 )
▲소송을 낸 차경윤 씨가 10일 대법원에서 선고 직후 기자회견하고 있다.(연합뉴스 )

통신사나 포털사이트 운영업체가 수사기관 요청에 의해 고객 신상정보를 임의로 제공한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업체들의 고객 신상정보 제공 건수가 연간 1000만건이 넘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온라인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10일 차모 씨가 NHN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제공 요청이 있을 때 전기통신사업자는 구체적 내용을 살펴 제공할 필요성을 심사할 의무를 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법원이나 검찰, 수사관서의 장 등이 '형의 집행이나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고객정보를 요구하는 경우 업체가 이를 제공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이 규정을 근거로 네이버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이 규정이 강제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업체가 정보를 제공할 지 여부를 심사할 의무가 있다고 보고 50만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재판부는 "오히려 전기통신사업자에 의해 이러한 심사가 행해지면 그 과정에서 혐의사실 누설이나 별도의 사생활 침해가 야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또 "자료 제공으로 범죄에 대한 신속한 대처 등 중요한 공익을 달성할 수 있음에 비해, 제한되는 개인의 침해 정도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차 씨는 선고 직후 "유인촌 장관이 고소한 사람 중 '나는 절대로 사과 못하겠다'고 한 사람이 한 명 뿐이었다"며 "신상이 드러나는 것만으로도 공포감이 생기게 마련인데, 어떤 정치적 의도가 없어도 게시물을 올릴 때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면 성숙하고 활발한 토론이 가능할 지는 의문이다. 점점 침묵하는 사회가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박경신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전기통신사업자가 고객 정보를 수가기관에 제공한 경우 제공사실을 통보해야 한다는 2심 판결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라며 "이 사건에서는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차 씨는 2010년 3월 자신이 활동하던 네이버 카페에 '회피 연아'로 불리는 동영상을 게재했다. 벤쿠버 동계올림픽 선수단 귀국 당시 유인촌 장관이 금메달리스트인 김연아 씨의 어깨를 두드리자 김씨가 이를 피하는 듯한 장면이 담긴 영상이었다.

유 전 장관은 동영상을 유포한 사람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종로경찰서는 네이버에 차 씨의 인적사항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네이버가 차 씨 등 2명의 ID와 실명, 주민번호, 이메일 주소, 휴대전화 번호, 가입일자를 경찰에 제공하자 경찰은 차 씨를 불러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조사했다.

이 사건은 유 전 장관이 고소를 취하하면서 종결됐는데, 네이버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경찰에 제공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차 씨는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정보를 제공한 책임을 지라"며 30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여기도 품절이라고요?"…Z세대 '뷰티 방앗간' 된 다이소, 다음 대란템은? [솔드아웃]
  • ‘슈팅스타’ 오늘 첫 방송…‘큰 산’ 최강야구 넘을까? [해시태그]
  • 우리은행장 교체 수순…차기 행장 후보 내주 윤곽 나올 듯
  • 단독 부모-자녀 한 동네 사는 실버타운 만든다더니…오세훈표 '골드빌리지' 무산
  • ‘더 게임 어워드’ 올해의 게임 후보 6선…각 작품 경쟁력은? [딥인더게임]
  • "동덕여대 손해배상 상대 특정 어려워…소송 쉽지 않을 것"
  • 트럼프 등에 업은 머스크, 베이조스 겨냥…“그는 트럼프 패배 원했다”
  • 이재명, 또 입단속…“거친 언행 주의해달라”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8,567,000
    • +1.8%
    • 이더리움
    • 4,728,000
    • +7.09%
    • 비트코인 캐시
    • 693,000
    • -4.48%
    • 리플
    • 1,939
    • +23.03%
    • 솔라나
    • 364,000
    • +7.06%
    • 에이다
    • 1,206
    • +9.74%
    • 이오스
    • 973
    • +6.22%
    • 트론
    • 278
    • -0.71%
    • 스텔라루멘
    • 392
    • +16.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95,500
    • -9.65%
    • 체인링크
    • 21,410
    • +3.83%
    • 샌드박스
    • 496
    • +3.5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