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에 맞서 충격의 2연패를 기록했다. 하루 쉬고 이어질 3국은 초반 승부수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경우의 수가 줄어드는 중반 이후, 인공지능이 더욱 유리해질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이세돌 9단은 10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2국에서 알파고에 211수 끝에 백 불계패했다. 전날 제1국에서 186수 만에 흑 불계패한 데 이은 2연패다.
대국 종료 약 50분 후에 미디어 브리핑에 참석한 이세돌 9단은 무표정했다.
인간 최고의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은 인공지능 알파고에 충격의 2연패를 당하고 “굉장히 놀란 것은 어제 충분히 놀랐고, 이제는 할 말이 없는 정도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알파고의 약점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 이세돌 9단은 “약점을 못 찾아서 두 번 다 진 것 같다.”고 답했다.
연산을 반복하는 알파고는 경우의 수가 줄어드는, 즉 둬야할 자리가 줄어드는 대국 중후반에 갈수록 더욱 치밀하고 빠르며 공격적으로 바뀐다. 중반까지 승부를 먼저 내지 않으면 불리할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도 이어졌다.
이날 두 번째 대국에 나선 알파고는 여전히 전투형 스타일이었다. 종잡을 수 없는 변칙수를 뒀고, 전문가들이 ‘악수’라고 혹평한 수가 나중에는 뚜렷한 당위성을 내보이기도 했다. 이세돌 9단의 날카로운 공격을 막아내며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고, 전투적 기풍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구글 자회사인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챔피언 판후이 2단을 5대 0으로 누른 데 이어 인류 대표로 나선 이세돌마저 2연승으로 제압해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지난해 유럽 챔피언 판후이 2단과의 대결 때보다 오히려 더 빠른 계산력과 정확한 수읽기를 뽐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날 박정상 9단은 이날 경기에 대해 “알파고의 기풍이 최근 있었던 바둑 형태와는 다르다.”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전투형”이라고 말했다.
하루 쉬고 12일 이어질 5번기 3국의 관건은 초중반 누가 먼저 승부를 가르느냐에 달렸다. 1~2국 결과 알파고는 끝내기로 갈수록 강한 면모를 보였다. 초반까지 둘은 팽팽한 접전을 펼쳤지만 중반 이후에는 사정이 달랐다.
이세돌 9단은 2국을 마친 이후 인터뷰에서 제3국에서 대해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의 전망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오늘 바둑으로 볼 때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 어렵다.”며 “그 전에 승부를 가려야만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이 좀 올라갈 것 같다.”고 희망을 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