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황창규 회장 체제로 접어들면서 배당정책이 크게 후퇴했다. 주가 역시 취임 시점과 비교하면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후퇴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민영화 이후 첫 무배당 결정을 했던 KT가 올해에도 주당 500원의 쥐꼬리 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이석채 전 회장의 고배당 정책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2011년 KT는 보통주 1주당 2410원을 배당했다. 당시 배당 총액은 5861억원이다. 이듬해인 2012년에도 KT는 보통주 1주당 2000원의 배당을 결정해 주주친화 정책을 펼쳤다. 배당 총액은 4866억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 역시 보통주 1주당 2000원의 배당을 지급했다. 배당 총액은 4874억원이었다.
하지만 황 회장이 공식 취임한 2014년부터는 배당액이 급감했다. KT는 2014년 정기주총에서 보통주 1주당 800원으로 배당을 축소했다. 배당 총액도 1951억원에 머물렀다. 심지어 2015년 주총에서는 무배당을 결정해 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2002년 KT가 민영화된 이후 첫 무배당 정책이라는 굴욕이었다.
올해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보통주 1주당 500원의 배당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배당 총액은 1224억원이다. 이는 이석채 전 회장시절 지급했던 평균 배당액의 4분의 1수준이다.
황 회장 취임 이후 주가도 달라진 것이 없다. 2014년 1월 27일 황 회장이 취임 당시 KT 주가는 2만9850원이었다. 이전까지 3만원대 초반의 박스권을 유지하던 주가였지만, 황 회장 취임 당일에는 3만원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이후 주가는 3만원 내외를 횡보하며 뚜렷한 반등을 주지 못했다. 이달 24일 종가기준으로 KT 주가는 2만9200원이다. 황 회장 취임 시점보다 주가가 더 떨어진 셈이다. 2년 간의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오히려 뒷걸음질을 친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황 회장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급여와 성과급으로 10억원대의 현금을 챙겼다. 황 회장은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연봉 4억3000만원, 성과급 6억5100만원, 기타근로소득 200만원 등 총 10억8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KT측은 황 회장의 급여지급은 2014년 성과에 대한 경영성과급(기지급분 제외)을 포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014년은 KT가 실적부진을 명분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시기였다. 당시 KT가 발표한 구조조정 규모는 8500여명 수준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황 회장의 성과급 지급이 적절했는지도 논란소지가 다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