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에게 사과도 거부하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사퇴하라.”
우리은행이 유망 중소기업을 상대로 ‘어음할인’ 사기를 치고, 이에 따른 피해구제도 회피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캐릭터산업협동조합은 29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기업과 분쟁으로 부도 위기를 맞았던 지원콘텐츠라는 중소기업이 우리은행 직원의 어음할인 사기로 최종 부도처리됐다”며 “관련된 주주, 채권단 등 많은 피해자를 양산했지만 우리은행 측에선 사과 한 마디가 없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지원콘텐츠는 1990년 설립돼 일본 캐릭터 '헬로키티'를 국내 판매했던 중소기업이다. 조합 측에 따르면 과거 일본업체와 분쟁을 겪으며 부도 위기에 몰렸던 지원콘텐츠는 2억5000만원 가량의 어음을 막지 못해 2011년 부도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은행 학동점 C 부지점장이 먼저 어음할인을 해주겠다며 지원콘텐츠로부터 어음원본을 받아갔지만, 지급 기일까지 자금을 받지 못했고 결국 최종 부도처리 된 것이다.
지원콘텐츠는 결국 우리은행을 고소했고, 법원은 지난해 2심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사기 혐의'로 우리은행 C 부지점장과 H 지점장에 대해 실형을 선고했다. 이후 대법원에서도 우리은행 측의 상고가 기각되면서 사실상 이들의 사기혐의가 입증됐다는 게 피해자 측의 설명이다. 또한, 이후 우리은행 측이 사과는 물론, 피해자 구제에도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하지만 우리은행 측은 지원콘텐츠가 1차 부도를 맞은 상황에서 어음 발행인의 신용도가 낮아 어음할인이 불가능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2011년 거래 시점에서 지원콘텐츠의 미반환 약속어음이 7억7900만원임에도 '실제 피해액이 수백억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원콘텐츠 김영철 전 대표는 "어음 발행인들은 지원콘텐츠와 10년 이상 거래했던 업체들인데, 신용 상태에 문제가 있었다면 우리은행 측에서 받아가질 말았어야 하는게 맞다"며 "이자 등은 다 챙기고, 문제가 불거진 이후 신용상태를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피해자들은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직접 사과를 하고, 피해구제 방법과 규모에 대해 논의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말부터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피해보상을 위한 집회를 열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우리은행 측이 시위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진 상태다.
주주대표 김동철씨는 "지원콘텐츠 관련 주주들을 만나보니 폐지를 줍는 노인, 암투병 중이신 분 등등 안타까운 사연이 많았는데, 우리은행 측은 이런 돈을 쓰고 싶은 지 의문"이라며 "정당한 집회에도 내용증명을 보내오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은행이 공기업인지, 사기꾼 집단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