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에서 4ㆍ13 총선 공약 전면에 ‘성과공유제 강화’, ‘이익공유제’ 등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정작 현장 중소ㆍ중견기업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기존에 운영되던 성과공유제도 채 정착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익공유제까지 거론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선거용 ‘포퓰리즘’에 불과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30일 관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정치권은 최근 총선 핵심 공약으로 다자간 성과공유제 확산, 이익공유제 등을 내걸고 있다. 각 정당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기존에 운영되던 성과공유제를 강화하는 측면이 크다. 특히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이익공유제를 내세우고 있어 대기업들을 긴장케하고 있다.
이익공유제는 성과공유제와 같은 듯 다르다. 성과공유제는 대기업ㆍ중견기업이 협력사와 함께 원가절감 등을 위해 공동 협력활동을 추진하고, 성과를 사전 합의한 계약대로 분배하는 제도다. 이익공유제는 대기업이 매년 설정 목표 이상의 이익을 냈을 경우 이를 공유하는 제도로, 과거 정운찬 초대 동반성장위원장이 제안한 바 있다. 현재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이익공유제를 통해 배분되는 초과이익에 대해서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현재 동반위는 2012년부터 성과공유제를 운영하고 있다. 동반위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성과공유제 도입기업은 총 235개사로, 대기업 85개사, 중견기업 102개사, 공공기관 48개사 등이다. 2012년 도입 당시 77개였던 도입기업 규모가 3배나 증가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전체 기업 수에 비해선 여전히 완전한 정착을 이뤘다고는 보기 힘들다. 또한, 혜택도 2ㆍ3차 협력사들까지 확산되는 것도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에서 이익공유제까지 거론하고 나서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김포 소재 A 제조 중소기업 관계자는 "여전히 우리 같은 2ㆍ3차 협력사까지 혜택을 보기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대기업들이 자신들의 초과 이익을 공유할 것으로 생각되진 않는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경남 경주 소재 B 중견기업 관계자도 "어차피 선거용 공약이라는 측면이 크다고 보기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있다"며 "어차피 대기업들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이어서 크게 와닿진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에 성과공유제나 이익공유제 등의 도입에는 선거철마다 정치권이 내세우는 포퓰리즘 공약이 아닌, 보다 본질적이고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승일 중견기업연구원장은 "기존에 합리적으로 운영되던 성과공유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우선인 상황에서 이익공유제까지 얘기가 나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현재 각 정당이 내건 내용들을 보면 어떤 식으로 이익을 나누는지, 무조건 나눠야 하는 지 등등 세부적인 틀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익공유제 도입이 정치적인 의도, 즉 포플리점 측면에서 표를 의식하는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면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같은 측면에서 성과공유제 강화, 이익공유제 등을 거론하는 것은 결국 정치권이 우리 유권자들을 우롱하는 짓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하게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