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혼하이정밀공업이 일본 전자업체 샤프 인수 건에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다. 샤프는 혼하이에 유리한 조건이 추가됐음에도 불리한 입장인 만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합의한 모양새다.
샤프는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당초 예정액보다 1000억 엔 줄인 혼하이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새로운 인수 조건은 혼하이는 당초 예정보다 1000억 엔 적은 3888억 엔으로 샤프 주식 66% 이상을 취득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또한 혼하이의 책임이 아닌 이유로 계약이 파기될 경우에는 혼하이가 샤프의 액정 사업만을 매입할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이로써 우발채무를 이유로 한 달 넘게 끌어오던 양측의 신경전도 일단락됐다.
샤프 인수를 둘러싸고는 혼하이와 일본 국부펀드인 산업혁신기구가 경쟁을 벌였다. 그러다가 샤프는 지난 2월 25일 혼하이가 제안한 4888억엔의 인수 제안을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수락했다고 발표, 샤프는 대만 기업 품에 안기는 듯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발표 직후 혼하이가 향후 부채가 될 우려가 있는 잠재적인 위험 요소(우발채무)를 이유로 최종 결정을 보류, 한 달 넘게 지루한 공방전이 계속됐다. 일각에서는 혼하이의 샤프 인수가 어그러지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도 제기됐다. 그러다가 출자액을 당초 예정에서 약 1000억 엔 줄이고서야 양측이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날 샤프에 따르면 혼하이는 샤프가 제3자 할당으로 발행하는 신주를 총 약 3888억 엔에 취득해, 지분 전체의 66%를 보유한 대주주가 된다. 신주 발행 가격은 주당 88엔. 지난 2월 발표 당시만 해도 출자액은 총 4890억 엔이었으나 향후 부채가 될 우려가 있는 잠재적인 위험 요소를 포함한다는 조건으로 1000억 엔을 깎은 것이다. 이사회 의사록에서는 샤프 이사 13명 중 2명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는 내달 2일 계약을 체결하고 공동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양측의 거래가 드디어 성사됐다는 소식에 에이스경제연구소 야스다 히데키 애널리스트는 "재건에 탄력을 받을 샤프에는 호재”라고 평가했다. 출자액이 당초 예정액보다 1000억 엔 감소한 것에 대해서는 "더 자금이 필요하게 되면 앞으로 협의하면 된다"고 말했다.